지켜야 할 것이 많아 아니꼽고 더러운 일도 참고 또 참으며 20년이란 세월을 충심에서 보낸 정준호. 그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을 위해 충심과 등을 돌렸다. 하지만 충심을 떠난 그의 삶은 무엇 하나 좀처럼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고, 심기일전해 다시금 새 출발을 향한 각오를 다진 그는 또 한 번 충심과 엮이게 됐다. 지울 수 없는 과거와 잘못, 그리고 회환과 후회를 안긴 충심과의 싸움에서 정준호는 과연 마지막 미소를 거머쥘 수 있을까.
지난 13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극본 손근주 김지은, 연출 강대선)에서는 충심과의 대립을 결심한 태수(정준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태수는 은옥(문정희 분)과 함께 ‘수민이네 김치볶음밥’ 푸드 트럭 장사에 나섰다. 이런 그의 앞에 한 남자가 만복상가 상인들과 함께 찾아왔다. 만복상가 상인들은 충심건설과 재개발 때문에 대립하고 있는 상황. 이에 상인들은 충심의 보스인 태수가 자신들을 내쫓기 위해 일부러 만복상가 앞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오해했고, 은옥은 “우리 남편 이제 그쪽하고 상관없는 사람이다”라며 해명했지만 그들은 믿지 않았다. 특히 상인들을 끌고 온 남자는 “당신들 때문에 우리 아빠가”라며 분노했다.
그의 말이 마음에 걸린 태수는 만복상가를 찾아 기억을 떠올렸다. 남자는 태수가 충심에서 일할 당시 주류도매 문제로 자신의 조직원들에게 폭력을 당한 호프집 사장의 아들 철이(노영학 분)였다. 그는 현재 다리를 저는 아버지를 모시고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었고, 태수는 “우리를 보면서 얼마나 치를 떨었을까. 5년 전이면 고등학교 갓 들어갔을 나이에 얼마나 막막하고 무서웠겠냐. 아직 그 상처 아물지도 않았을 텐데 또 충심 때문에 쫓겨나게 생겼다”라며 “요 며칠 장사를 해보니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날로 먹고 살았는지 알겠다. 우리가 그동안 그런 사람들 피 빨아먹고 살았다”라고 괴로워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잘못에 힘들어하던 태수는 결국 그를 외면할 수 없었고, 이후 만복상가 상인들을 찾아가 위협하는 충심 조직원들을 말리며 위기에서 구했다. 태수의 진심을 확인한 철이는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이때 은옥이 나타나 태수를 말렸고, 다시는 충심과 관련된 일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들이밀었다.
은옥과 굳은 약속을 한 태수였지만 한 밤 중에 걸려 온 철이의 전화는 다시금 그를 뒤흔들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치는 철이를 쉽사리 무시할 수 없는 자신과 은옥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는 자신 사이에서 갈등하던 태수는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고, 결국 이를 눈치 챈 은옥이 나섰다. 그는 “깡패 마누라 팔자 끊기 정말 더럽게 힘들다. 이 팔자 18년으로 마무리 짓고 좀 평범하게 살아볼까 했는데 나한텐 그런 복도 없나 보다”라고 한탄하며 외투를 건넸고, 이에 태수는 “지금 가면 못 멈춘다. 이대로 곧장 가는 거다”라는 답과 함께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태수는 충심과의 대립을 다짐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선 백회장(김응수 분)의 보상금 두 배 인상 언급에 만복상가 상인들에게 배신당하는 태수의 모습이 그려져 충심과 맞선 그에게 또 한 번 위기가 닥치는 것은 아닐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태수는 과연 충심과의 싸움에서 상인들을 비롯해 소중한 가족들을 지켜내고 진짜 새 출발을 할 수 있을까. 그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달콤살벌 패밀리’는 집밖에선 폼 나는 조직 보스지만, 집안에서는 와이프 잔소리와 두 아이들 무시에 찬밥 신세인 가장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휴먼코미디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