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막힌 타이밍이었다. EXID 하니가 MBC '라디오스타'에 섭외된 다음 날 새해를 밝힌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다. 그로부터 5일 뒤 녹화가 이뤄졌고 MC들은 하이에나처럼 먹잇감을 노렸다. 하지만 하니는 침착하고 조심스러웠으며 현명하고 배려심이 깊었다.
14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심 스틸러' 특집으로 김숙, 하니, 곽시양, 황제성을 초대했다. MC 윤종신은 오프닝에서부터 하니를 향해 "이 분의 섭외는 오비이락일까요, 선견지명 일까요. 원숭이띠 답게 올해부터 핫한 맞춤형 게스트. 준수한 외모, 준수한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평소 '형'으로 불릴 정도로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인 하니였지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피하진 않았다. 김구라가 이번 출연을 두고 "당사자들끼리 교감이 있었냐"고 묻자 하니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나왔을 때 호감 이미지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라 좋지 않겠냐고 말해줬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한 번 생각하고 얘기할 상황에서 하니는 두 번 세 번 이상 자신의 답변을 곱씹었다. 자신의 말 한마디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질까 싶은 걱정이 묻어났다.
그러나 연인을 향한 애정을 숨길 순 없었다. "'드림팀'에서 함께 촬영했던 이두희 오빠가 그 분이 제 영상을 봤다며 소개시켜줬다. 그 분은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다. 존경스럽다. 제 눈에는 멋있어 보니니까 그 분의 패션 감각도 만족스럽다"며 김준수를 치켜세웠다.
청춘 남녀들의 열애가 뭐 그리 대수겠냐만은 하니는 조심스러웠다.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쓰며 갑작스럽게 180도 달라진 위치에 섰고, 중요한 시기에 열애설이 터져 팬들과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는 "작년에 EXID가 활동을 많이 했다. 그게 감사했지만 겁도 많이 났고 혼란스러웠다. '잘해야 돼'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 분이 따뜻한 말들, 조언들을 많이 해 줬다. 아직은 개인의 행복을 쫓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만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는 "저 때문에 속상했을 분들께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이 열심히 이뤄낸 것들이 저 때문에 수포로 돌아갈까 봐 겁나지만, 더 열심히 살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파이팅"이라며 미소 지었다.
하니에게 김준수는 연인이기 이전부터 가요계 대선배이자 좋아하는 가수였다. 게다가 김준수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팬덤을 가진 한류스타. 대중적인 큰 인기를 얻고 연인의 사랑까지 받아 누구보다 행복한 그이지만 갑작스런 공개 연애에 충분히 당황스러웠을 터.
야속한 타이밍으로 독한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나오게 됐으니 "겁이 났다"는 그의 말은 200% 진심이었다. 그러나 하니는 똑부러지게 잘 해 냈다. 남자 친구는 물론 그와 자신의 팬들, 멤버들과 주변 관계자들까지 배려하며 현명하게 내조했다.
김준수-하니 커플을 향한 호감도와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