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끝나니 '시그널'이 '응답한다 1989'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1.14 17: 41

 재밌는 우연이다. 1988년도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종영까지 2회를 앞두고 있는 현재, 후속 작품인 '시그널'의 배경 역시 '응답하라 1988'과 같은 80년대 후반인 점이 눈에 띈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드라마다. 이제훈이 극 중 장기 미제 전담팀 프로파일러 박해영 역을, 김혜수가 극 중 15년 차 장기미제전담팀 형사 차수현 역을 맡았다. 또 조진웅이 극 중 1989년을 살고 있는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았다. 이재한은 어느 날 미래에서 걸려온 무전을 받고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게 된다.
'응답하라 1988'이 특정 시대에 대한 보편적인 향수를 구체적인 고증으로 살려내 공감을 일으키는 작품이라면, '시그널'은 특정 시대와의 소통을 통해 미래를 바꾸는 내용을 그리는, 타임슬랩 소재의 장르물이다. 

'응답하라 1988'이 그리는 80년대가 이웃간의 따뜻한 정이 남아있는 이상적인 시대라면, '시그널'이 살려낼 1989년은 과속화된 산업화·도시화의 폐해로 범죄 발생률이 증가했던 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고통을 남긴, 바꿔야 할 과거가 될 전망. 
'시그널'의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는 상처가 많은 것 같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전 국민이 공유하는 상처가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어떻게든 드라마하는 사람으로 재밌게, 재밌는 드라마를 통해서 보다가 그런 상처를 조금은 치유라고 말씀을 드리면 거창할 것 같고, 그런 상처를 갖고 있구나, 우리가 공유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아는 것을 통해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이 드라마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는 단번에 긍정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과거를 추억했던 '응답하라 1988'이 끝나고, 해결해야 할 미제 사건들이 가득한 그 시대의 또 다른 면을 그릴 후속작 '시그널'의 출격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편 '시그널'은 오는 22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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