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면가왕’, 연예인 판정단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21 16: 59

정체를 숨기기 위해 복면을 쓴 가수들이 노래 경연을 펼치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은 연예인 판정단의 웃기겠다는 만담이 재미를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복면 속에 숨은 정체를 맞히는 추론, 놀라운 노래실력을 가진 숨은 능력자 발견, 잠시 잊고 살았던 명가수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편곡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추억의 노래들을 다시 듣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래 경연의 기본적인 재미와 감동 뿐 아니라 ‘복면가왕’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 긴장감 넘치는 노래 경연이 아니라, 노래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은 연예인 판정단의 농담이 한 몫을 한다.
다른 경연 프로그램이 긴장감이 넘쳐 다소 무거운 분위기라면, ‘복면가왕’은 연예인 판정단의 때론 날카로운 추리, 때론 얼토당토하지 않은 농담이 프로그램을 한결 가볍고 편안하게 만든다. 가장 핵심은 지난 해 연예대상의 수상자인 김구라의 날카로운 독설. 김구라는 특유의 높은 통찰력으로 복면을 쓴 가수들을 작두 타듯 맞힌다. 시청자들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가수의 이니셜만 알려주며 시청자들을 ‘낚시질’하는 제작진의 의도대로 추론의 재미를 높인다.

무엇보다도 개그맨이나 자신과 친한 연예인이 무대에 올랐을 경우 다소 다그치면서 입씨름을 하며 만들어내는 웃음이 상당하다. 출연자들이 발끈할 정도로 독한 지적을 하며 약을 올리거나, 재미를 위한 짜증 섞인 압박으로 목소리를 감춘 가수들과 만담을 펼쳐놓는다.
이 프로그램이 노래 경연과 코미디 쇼의 결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김구라의 역할이 크다. 마냥 노래 경연만 했더라면 이토록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터다.
음악의 어머니(?) 유영석과 음악의 아버지(?) 김형석이라는 전문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유명 작곡가인 두 사람은 냉철하면서도 때론 감성적인 호평으로 복면가수의 무대를 아름답게 빛낸다. 두 사람에게 음악의 어머니, 음악의 아버지라는 다소 과장된 별명을 붙여준 제작진과 김구라의 부추김 속에 이들은 때론 놀라운 작두 타는 실력을 보여주고, 때론 너무도 완벽하게 어긋나는 추리로 웃음을 안긴다.
유영석은 1990년대에 활동했던 가수들이 나오면 깊은 감동을 받아 눈물을 지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판정을 한다. 김형석은 가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평가로 무대의 품격을 높이는 출연자다. 독설이 난무하는 경연 프로그램이 아니라 칭찬을 해서 시청자들이 이 무대의 감동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복면가왕’의 든든한 구심점이 김형석이다.
이윤석과 신봉선은 맛깔나는 재미를 담당하는 개그맨이다. 이윤석은 김구라의 농담에 지원사격을 하거나, 때론 진지하게 음악에 푹 빠진 모습으로 감동의 깊이를 높인다. 신봉선 역시 남자 출연자들에게 반했다는 농담을 던지며 재미를 높이고, 스스럼없이 망가지는 독한 개그의 대상자가 되며 웃음기 가득한 ‘복면가왕’을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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