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응팔' 내일 종영, 어남? is 누군들 어떠리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1.15 08: 32

 누군들 어떠리. 덕선의 남편이 정환이어도, 혹은 택이라도 2016년의 덕선에게는 ‘해피엔딩’이다. 둘 중 한 명은 친구에게 사랑을 보내야만 하는 아픔을 경험해야하고,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애정 어린 응원을 보내던 시청자들이 함께 속상해 하리라는 것은 물론 안타깝지만.
그래도 누군들 어떻겠느냐고 다시 묻고 싶다. ‘응팔’은 따뜻한 가족애와 이웃 간의 정, 세대가 살아온 이야기를 연탄삼아 우리의 가슴 속에 따뜻하게 불을 지폈다. ‘남편 찾기’라는 흥미로운 자극보다 매회 남긴 진한 감동과 여운이 크지 않은가. 덕선의 남편이 누가되건 ‘응팔’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 ‘온기’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화제작,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종영을 2회 남겨두고 있다. 지금 대중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포인트는 과연 정환(류준열 분)과 택(박보검 분) 중 누가 덕선(혜리 분)의 남편이 될 것인가 다. 앞서 방송된 ‘응답’ 시리즈에서 이 같은 장치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제작진은 어김없이 이번 ‘1988’에도 ‘남편 찾기’를 극을 관통하는 핵심 줄기로 삼았다.

그간 제작진이 많은 ‘떡밥’을 던져가며 낚시질을 하고, 시청자들은 코난으로 빙의돼 그럴싸한 예측을 내놓게 된 상황도 이 같은 미래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것. ‘남편 찾기’가 ‘응팔’을 보는 흥미로움을 더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곧 남편의 정체가 공개되며 결말이 지어질 테고, 현재 ‘응팔’은 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남편 찾기’에 쏠려있는 것은 당연한 일. 이에 스포일러성 기사들이 쏟아지고, 제작진은 법적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기까지 했다.
덕선의 남편 찾기가 그리 중요한가.  ‘응팔’은 그저그런 ‘남편 찾기’ 드라마가 아니다. 그 시절 그 골목 우리내 사는 이야기가 주는 따뜻함, 뭉클한 가족애,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우정과 이웃 간의 오가는 정 등 매회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 상기시켜준 것들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압도한다.
가난했지만 푸근했던 시대상을 그려내는데 집중하며 세련미 없는 촌스러운 구성과 연출 이를 극대화 시켰다. 그 시대의 감성 그대로를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이야기로 거추장스럽지 않게 전달했고, 이에 시청자들이 브라운관 앞으로 옹기종기 모인 것이다. 동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없는 세대들도 ‘응팔’이 전하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이것이 핵심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다. 둘째로 태어난 설움부터 시작해 아버지 없이 자라는 아들에 대한 미안함, 무뚝뚝한 아들에 대한 서운함, 바쁜 부모의 사랑이 그리운 아이, 엄마 없이 홀로 있는 아버지에 대한 측은함 등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다양한 이야기가 공감을 산다. 마찬가지다. 덕선과 정환, 택의 엇갈리는 사랑도 삶의 일부이자 ‘응팔’의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다.
둘 중 누가 덕선의 남편이 될 것인가 보다 우리가 주목하고, 기억하고, 가슴에 남겨야 하는 것은 ‘응팔’이 다시금 불피워준 온기일 것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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