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단 2회 남겨둔 시점에서 여전히 덕선 남편의 정체는 드러나지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OSEN 기자 3명은 정환(류준열), 택(박보검), 동룡(이동휘)을 앞세워 이들이 현재 덕선의 진짜 남편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각각의 사심을 가득 채워 풀어내봤습니다. -편집자주
시청자가 둘로 갈라진 건 물론이고, 관련 없는 연예인들에게까지 라디오의 단골 질문으로 등장했습니다. 바로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혜리의 남편 말입니다. 그렇다면 전 처음부터 어차피 남편은 택이, ‘어남택’이었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간단했습니다. 덕선이의 마음을 따라가보며, 사심으로 꾹꾹 눌러쓴 ‘어남택’ 편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응팔’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어느 커플이 결실을 맺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그 말은 즉, 여자주인공인 덕선(혜리 분)이가 성장하는 모습이 메인으로 그려지고 있죠.
처음 시작은 이랬습니다. 덕선이는 둘째의 서러움을 갖고 살았습니다. 혜리가 연기력으로 극찬 받았던 장면 기억나시나요? 공부 잘하는 장녀와 예쁨 받는 막내 사이에서 덕선이는 늘 관심을 바랍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덕선이에게 진지한 사랑의 감정을 요구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덕선이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먼저 관심을 보였죠. 누군가 나를 좋아해준다는 게 좋았으니까.
첫 번째 상대는 선우(고경표 분)였습니다. 선우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에 선우에게 호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다 선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보라(류혜영 분)였다는 걸 알고 실망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정환(류준열 분). 정환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친구들의 말에 호감을 드러내려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또 바로 접습니다. 왔다갔다하는 덕선이의 마음도 18살이니까 다 가능한 게 아닐까요?
이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건 덕선이에게 큰 상처가 된 것 같습니다. 이때 동룡(이동휘 분)이의 말이 해답이 됐습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거 말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냐”는 조언을 해줬죠. 그 순간 택(박보검 분)이가 덕선이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게 과연 연출자의 낚시라고만 볼 수 있을까요?
물론 덕선이가 처음부터 택이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택이 얼른 커서 누나한테 장가와야지”라고 말하며 엉덩이를 토닥여주는 장면만 봐도 말이죠. 바둑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었고요.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택이를 따라 중국을 가고 난 이후부터는 조금씩 감정이 드러나게 됩니다.
택이를 소개시켜 달라는 친구들의 부탁에 “택이는 건들면 안 돼, 니들 같은 애들 만나면 오염 돼”라며 수차례 거절했습니다. 이걸 두고 예전처럼 누나 같은 마음일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덕선이는 동룡이의 조언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택이를 신경 쓰게 되는 거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성으로서 말이죠. 그게 다 성장하는 과정 아닐까요? 택이와의 약속이 취소됐을 때도 실망하고 계속 신경을 썼습니다. 다리가 다쳐 택이에게 업혔을 때도 집에 돌아와서 쉽게 잠도 못 들잖아요.
이밖에도 단편적인 증거는 많습니다. 흡연자, 왼손잡이, 한 겨울에도 얇게 입는 습관 등이죠. 특히 18회에서 “만화책 좀 그만 봐. 이미지 좀 생각하자”는 어른 덕선의 말을 보면, 그의 남편은 널리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는 것. 즉 천재바둑기사 최택 정도는 돼야 말이죠. 이제 단 두 편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끝까지 ‘어남택’을 응원하겠습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