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그분이 자랑스럽다”
하니는 눈물을 흘렸다. 지속적으로 ‘준수’를 언급한 짓궂은 농담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MC를 맡은 가요대상에 연인인 김준수가 참석하지 못한 공교로운 상황이 이 같은 농담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속상함도 포함됐을 테고.
그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사랑을 밝혀온 하니 아닌가. 열애보도가 터졌을 때는 당당하게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고,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남자친구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랬던 하니가 지난 14일 개최된 ‘서울가요대상’에서 유독 조심스러웠다. 이는 김준수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니는 지난 14일 오후 7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방문의 해 기념 제25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이하 서가대)'에서 방송인 전현무, 배우 이하늬와 함께 MC를 맡아 시상식을 진행했다.
시작에 앞서 MC 세 사람의 대화가 오갔다. 전현무는 평소 스타일대로 짓궂은 장난을 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상식을 시작해보자는 의도였을 테지만, 의도치 않게 하니를 당황케 만들었다. 그는 먼저 하니에게 “오늘 정말 외모가 준수하다”고 연인 김준수를 이용한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하늬와 하니가 이름이 같다”고 말했고, 하니는 “털털하니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전현무는 “준수하니 어떠냐”고 물었다.
이 포인트에서 하니의 표정이 굳어졌고, 결국 눈물까지 보였다. 전현무와 이하늬는 당황하는 듯한 기색을 보였지만 침착하게 생방송을 이어갔다.
김준수에 대한 언급이 한 차례 더 이어졌다. EXID가 본상을 수상하고 하니가 다시 MC석으로 복귀했을 때다. 전현무는 “지금 누가 생각나느냐”고 물었다. 하니는 팬덤 레고와 가족들을 거론했다. “또 없느냐”는 질문에 잠시 정적이 흘렀고, 전현무는 다음 진행을 위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때였다. 하니는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비록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오늘 인기상을 수상한다. 자랑스럽다. 그분”이라고 김준수를 언급하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하니가 김준수의 질문에 유독 당황하고 눈물까지 보인 것은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가 시상식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본인이 시상식을 진행하고 본상까지 수상했으니 미안한 마음과 속상함 등이 복받쳐 올랐을 테다. 내막과 속마음은 당사자만이 아는 것이지만 이날의 정황은 그랬다.
김준수 역시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기 때문. 그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지난 1월12일까지 실시된 ‘제25회 서울가요대상’ 인기상 투표에서 정규 3집 'FLOWER'의 타이틀 곡 '꽃'으로 1위를 차지했다. 100% 사전 투표 결과로 선정되는 국내 인기상 투표에서 김준수는 총 46.7%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상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본인은 참석을 원한 눈치인데, 참석하지 못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김준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음이 아픕니다. 전 아무래도 괜찮지만~여러분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본다면..그 정성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밉습니다. 아무 것도 못하는 무능력함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또 빚을집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오후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김준수의 서프라이즈 V앱’에서는 전달 받은 트로피를 팬들에게 공개하며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한 번 더 전한 바다.
한편 이번 ‘서울가요대상’에서는 그룹 엑소가 대상, 한류특별상, 본상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으며, 보아가 최고앨범상, 빅뱅이 최고음원상을 수상했다./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