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안방 울리고 웃긴 3개월간의 기록 [아듀 응팔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1.16 07: 03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드디어 막을 내린다. 방송가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한 만큼 많은 이들의 아쉬움이 향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7’로 시작된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 시리즈마다 유행을 선도하고 ‘될성부를 떡잎’ 스타들을 배출하는 등의 활약으로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리고 그 세 번째 시리즈인 ‘응팔’은 유독 캐스팅부터 스포일러까지 많은 논란을 겪는 동시에, 쏟아지는 광고와 남편 찾기 등으로 화제를 낳았다. 과연 그 3개월간의 기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봤다.
# 캐스팅 논란≠연기력 논란

여타 드라마보다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요구되는 ‘응답’ 시리즈는 정은지와 고아라가 연이어 그간의 이미지와 다른 왈가닥으로 안벽하게 변신하며 몰입도를 높인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응팔’ 역시 여주인공의 연기력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이미 최상을 향한 상태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전작들을 통해 이렇다 할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걸그룹 출신 혜리의 덕선 역 캐스팅은 곱지 못한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헤리가 여주인공이라면 보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
그만큼 어깨에 큰 부담감을 짊어진 채 ‘응팔’을 시작한 혜리는 현명하게도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혜리는 덕선 그 자체가 된 듯 말투부터 행동까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민폐는 커녕, 오히려 섬세한 감정 연기와 생생한 표정으로 극에 감칠맛까지 더했다. 역시 믿고 보는 ‘촉’을 가진 신원호 PD의 선택은 남달랐다.
# 대본 유출·스포일러 소동
인기에는 그만큼의 고충이 따른다고 했던가. ‘응답하라’ 시리즈는 시작부터 결말을 앞둔 현재까지 끊임없이 스포일러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이야기의 주된 축인 ‘남편 찾기’에 관한 스포일러는 하루걸러 하루 꼴로 나올 정도.
이에 제작진은 방송되지 않은 내용의 사전 유출에 대해 법적 제재를 검토 중에 있다는 강수를 뒀지만, 이 역시 스포일러를 막기에는 무리였다. 심지어 지난 12일에는 주인공들의 결혼식과 관련된 내용이 온라인상에 유포됐다. 처음에는 덕선의 결혼식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이후에는 덕선이 아닌 다른 커플의 결혼식이라는 내용과 함께 촬영 사진까지 공개된 것. 드물게 제작진이 나서 법적 제제까지 강구하고 있지만, 일파만파로 퍼진 스포일러를 완전히 차단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류준열부터 박보검까지, ‘응팔’이 낳은 라이징 스타
어느 샌가 ‘응답하라’ 시리지는 KBS의 학교 시리즈 못지않은 스타 양성소로 거듭나게 됐다. ‘응칠’에서는 정은지와 서인국이 ‘응사’에서는 유연석과 정우가, 그리고 이번 ‘응팔’에서는 혜리, 류준열, 박보검을 비롯해 류혜영, 고경표, 이동휘까지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게 됐다.
먼저 혜리는 앞서 언급했듯이 걸그룹 출신이라는 틀을 깨고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으며, 류준열 역시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신인에서 대한민국 여심을 흔드는 대세 배우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던 박보검은 ‘응팔’을 통해 대세 스타 반열에 올랐다.
류혜영과 고경표, 이동휘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전에는 주로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드라마의 조연 역으로 출연했다면, 앞으로는 좀 더 비중 있는 역할과 다양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길 것으로 보인다.
- 흥행에는 광고·시청률이 따른다
인기에는 논란이라는 채찍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동시에 광고라는 당근도 함께 따라온다. 혜리는 이 드라마 시작 이후 광고계의 새로운 퀸으로 급부상했다. 계약 중이거나 계약 대기 중인 광고 물량이 무려 28개에 달한다는 후문. 류준열은 의류, 테마파크, 통신사 등 주요 광고를 휩쓸고 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현재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지만 최대한 촬영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소화하려고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박보검도 이 작품으로 인해 의류, 음료, 식품 등 6개의 광고 계약을 했다는 전언이다. 고경표와 류혜영 역시 박보검과 함께 의류 광고 모델로 나서며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전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으며, 이동휘와 정봉 역의 안재홍은 함께 자동차 광고에 출연하며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응팔’이 얻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배우와 제작진에게는 수험생들의 성적표와 같다는 시청률 역시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9일 방송된 ‘응팔’ 18회는 평균 시청률 17.8%, 최고시청률 20%(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이제껏 방영된 케이블 드라마를 모두 통틀어 최고시청률로, 전국을 강타한 ‘응팔’의 인기를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자꾸만 보고 싶은 ‘남편 찾기’
‘응답’의 세 번째 시리즈인 ‘응팔’이 시작하기 전 대중들의 관심은 단연 ‘이번에도 남편 찾기 코드가 들어가나’에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신원호 PD는 남편 찾기에 대해 “지나간 시절과 첫사랑을 떼어놓을 수 없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당연히 남편 찾기가 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캐스팅 논란과 마찬가지로 ‘또 남편 찾기인가’라며 지겹다는 반응은 방송이 시작되자 잠잠해졌다. 오히려 혜리를 둘러싼 류준열과 박보검의 팽팽한 대립 구도는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소재로 사용됨과 동시에, 두 커플의 팬층을 형성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오죽하면 ‘어남류(어차피 혜리 남편은 류준열)’, ‘어남택(어차피 혜리 남편은 택)’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 이쯤되면 ‘응팔’에게 남편 찾기라는 소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tvN 제공 및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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