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절정의 인기를 달리며 1위 가수가 됐었다. 하지만 그 화려했던 빛만큼 유독 많은 논란이 따라다닌 카라다. 인기가 많아질수록 루머도 확산됐고, 때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규리와 한승연, 구하라가 그렇게 지켰던 카라를 떠나면서 사실상 9년 역사의 카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DSP미디어는 1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9년여 간 DSP미디어 소속 아티스트로 당사와 함께 동고동락 해온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가 2016년 1월 15일 금일 부로 DSP미디어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됐습니다"라면서, "그 동안 DSP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 해온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전속계약 만료와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동하기를 결정해, 당사는 그녀들의 앞날에 아낌없는 응원과 행복을 빌어주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4년 카라에 합류했던 허영지만이 DSP미디어에 남게 됐다.
카라는 인기만큼 유독 많은 논란과 루머가 따라다닌 그룹이다. 두 번의 멤버 교체부터 소속사와의 소송과 화해, 그리고 지금의 홀로서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카라는 지난 2007년 4인조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음반 활동을 마친 후 멤버 김성희가 학업을 이유로 팀에서 탈퇴했고, 강지영과 구하라가 합류해 5인조로 재편됐다. 가요계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다지면서 논란과 곤혹스러운 일도 많았다. 데뷔 전 과거 사진에 발목 잡히는가 하면, 멤버들이 론칭한 쇼핑몰의 사진도 문제가 됐다. 또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량을 주차하면서 의도치 않게 여러 구설에 오르내렸다.
멤버 구하라의 경우 비스트 멤버 용준형과의 공개 열애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시기에 터졌던 열애와 결별설은 아이돌인 구하라에게 좋게만 작용하지는 않았다.
물론 카라가 그만큼 인기가 있었다는 것. 카라는 '미스터'를 통해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카라의 엉덩이춤은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고, 일본 최고의 인기스타 기무라 타쿠야까지 이들의 안무를 따라했을 정도. 강지영이 연재 일본에서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카라 활동을 통해 탄탄하게 인기를 다져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잡음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2011년 수익금 배분 문제로 한승연과 니콜, 강지영이 DSP미디어에 전속계약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오랜 논의 끝에 다시 카라 5인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상 이 시기 이후 카라의 음악활동이 성공적이진 않았다. 5인조 카라는 다시 컴백했지만 예전의 인기는 아니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눈물을 보여 때 아닌 태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결국 니콜과 강지영은 2014년 DSP미디어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서 홀로서기를 선언했고, 각각 가수와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니콜과 강지영의 자리를 대신한 멤버가 허영지다. 베이비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합류한 허영지와 함께 다시 4인조로 2014년 8월 재기를 위한 음반을 발표했다. 그러나 허영지 합류 후 발표한 두 장의 음반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구하라는 지난해 솔로음반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결국 한승연과 박규리, 그리고 구하라까지 카라를 지탱하던 세 멤버가 DSP미디어를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걸그룹 카라는 사라지게 됐다. 다만 DSP미디어 측은 '해체'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DSP미디어 관계자는 OSEN에 "한승연과 박규리, 구하라가 계약종료로 소속사를 떠나게 됐다. 카라를 이대로 해체할지, 유지할지는 결정된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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