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종 아나운서가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보는 이는 상대적으로 즐겁다. 매번 봐도 질리지 않는 그의 밉지않은, 과한 리액션이 덕분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는 조우종과 함께 외출을 나선 송해의 모습이 그려졌다. 언제나처럼 두 사람의 티격태격은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였다. 투덜대면서도 늘 '해형' 송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들어주고, 그의 곁을 지키는 모습은 흡사 실제 가족과도 같았다.
조우종은 송해가 거리에서 사준 8천원짜리 패딩을 강제로 착용하고 입이 나왔다. 주변 사람들이 "어울린다"고 하니 툴툴거림은 더 심해졌고, 그런 모습에 송해는 즐거워했다.
함께 방문한 한의원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다. 한의사는 조우종에게 "신장의 기운이 약하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비뇨생식기계통과 관련이 있다"며 "아직 총각이니깐 결혼 생활을 하게 될 때, 기능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성기능이 약하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았고, 조우종은 실의에 빠뜨렸다. 이에 송해 역시도 딱히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해 재차 웃음을 만들어냈다.
조우종 괴롭힘은 '버럭'으로 대표되는 이경규와 박명수의 조합에서 완성됐다. 함께 밥을 먹기 위해서 김수미의 집에 방문한 이들은 조우종을 시시콜콜 괴롭히며 그를 당혹케 만들었다.
두 사람은 "머리를 너무 짧게 잘랐다"고 모자를 쓴 채 밥을 먹으려는 조우종을 꾸짖으며 강압적으로 벗겨내는가 하면, 안경에 알이 없다며 안경까지 벗겼다. 급기야 시계도 풀게 했으며, 벨트를 매지 않은 것을 두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호통했다.
물론 이런 모습이 모두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시청자는, 조우종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게 미소 짓는다. 'KBS 간판 아나운서'라는 수식어 뒤에서 인간적인 그의 매력들이 발견했기 때문에다.
시청자의 웃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조우종의 모습은 매회 '나를 돌아봐'의 시청 포이트다. 그렇게 조우종이 괴로움이, 안방극장에서 확실한 웃음의 싹을 틔웠다. / gato@osen.co.kr
[사진] '나를 돌아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