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향한 중국의 과민 반응, 배경은 뭘까 [쯔위 사태 진단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1.16 07: 00

 대만 출신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그 뿐이다. 그런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트와이스는 모든 중국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까지 불이익을 당하기에 이른 상황. 중국의 이 같은 격한 반응과 태도에 국내 팬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다.
그런데,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그나마 이해할 수도 있겠다.
두 국가는 ‘독립’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아직 되찾지 못한 한 지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대만 내에서도 정치적으로 중국과 양안통일을 주장하는 세력(국민당)과 중국과 관계없는 독립된 국가로서의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민주진보당)이 갈린다. 쯔위는 중국과 대만 내 ‘독립’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에 의도치 않게 휘말리게 된 셈. 더욱이 현재 대만은 총선(16일)을 하루 남기고 있는 터라 이 같은 논란이 더욱 크게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만 민주진보당은 ‘대만 독립’을 외치고 있고, 국민당은 ‘중국과 대만은 하나이다’라는 의미의 '하나의 중국론'을 앞세우고 있다. 두 세력의 정치적 대립이 수십 년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인 출신인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자 민진당이 이를 지지하게 됐고, 그걸 본 대만의 국민당과 중국인들이 엄청난 반감을 표한 것이다.
쉽게 말해 중국 사람들은 대만 사람들이 자신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때 “중국의 대만에서 왔다”고 소개하길 바라고 있다는 것. 대만은 1971년 UN에서 축출되면서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게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역시 마찬가지. 중국과의 국교를 수교하면서 중화민국과는 단교하고 있는 상황이며 대만을 온전한 국가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이다. 그런데 양국 간의 관계를 보면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16세 소녀인 쯔위에게 이 같은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나 잔혹한 일이다. 태어나고 자란 곳이 대만이기에 자연스럽게 대만이라고 국적을 밝힌 것이다. 방송에 나와서 준비돼 있던 대만 국기를 들었을 뿐인데, 그가 대만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위험한 억측이 아닐까.
쯔위 역시 지난 15일 JYP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사과 영상을 통해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해협양안(항상 대륙과 대만을 표시하는 어휘)이 하나며, 전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고 여깁니다”라고 밝힌 바다.
이와 함께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까지 나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여러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지의 분위기는 쯔위를 향한 일부 부정 여론이 형성된 수준이 아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보이콧부터 시작해 반 한류의 분위기까지 일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 문화 교류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커질 수도 있다는 것.
현재 외교부에서도 민간에서벌어진일이지만 국가 간의 문제로 번질 것을 우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쯔위는 자신 때문에 일어난 논란으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물론 다른 팀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쯔위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생중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는데, 이를 중국 측에서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만의 한 매체가 이를 캡처해 ‘쯔위는 애국자’라는 내용의 보도를 한 것. 이후 중국의 작곡가 황안이 이 같은 상황을 비난하고 나섰고, 쯔위를 향한 중국 내 비난 여론이 무섭게 들끓어 오르면서 트와이스의 중국 활동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결국 트와이스는 모든 중국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말았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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