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나를 돌아봐’, 시나리오로도 못 만드는 리얼 시트콤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1.16 10: 30

‘나를 돌아봐’의 매력은 날 것 그대로 가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어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스릴 넘치는 재미가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던 여섯 명의 악동은 이제 얼굴을 보기만 해도 웃음을 터뜨리는 ‘웃음 제조기’로 거듭났다.
KBS 2TV ‘나를 돌아봐’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 리얼리티로 박명수, 김수미, 이경규, 조영남, 조우종, 송해가 출연 중이다. 앞서 파일럿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의 시작을 알리는 제작발표회에서 조영남이 하차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돌입한 상태다.
먼저 ‘나를 돌아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김수미, 조영남, 이경규, 박명수의 조합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네 사람 모두 한 성질 하는 캐릭터들로 알려졌었는데 이들이 한 프로그램에서, 그것도 매니저와 연예인의 신분으로 만났을 경우 과연 어떤 ‘케미’를 보여줄까 흥미를 자극한 것.

아니나 다를까 김수미와 박명수는 시작부터 티격태격하기 바빴고, 조영남과 이경규 역시 서로를 구박하며 그야말로 난장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의외로 시청자들은 이 부분에 빵 터지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냈고 시청률 역시 제작진의 걱정과는 달리 순항을 이어갔다.
바로 네 사람의 이러한 모습이 프로그램의 장점이자 특징이었다. ‘나를 돌아봐’는 제작발표회가 열리는 시점부터 이미 그 어떤 시나리오로도 만들지 못하는 시트콤 같은 ‘병맛 매력’으로 차별화된 웃음을 선사했다. 버럭 명수라고 불리던 박명수가 김수미의 기에 눌려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모습, 마찬가지로 ‘경규옹’이라는 별명처럼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대선배로 칭송받던 이경규가 조영남의 구박에 주눅 드는 모습이 색다른 재미 요소로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 송해와 조우종이 뒤늦게 합류하자 감동 코드가 더해졌다. 철없는 손자처럼 까불거리는 조우종과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늘 웃고 있는 송해의 ‘케미’가 대단했다. 특히 9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은 송해를 위해 조우종이 버킷리스트를 준비한 방송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 중에서도 63년 동안 부인과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송해를 위해 ‘나를 돌아봐’에서 준비한 결혼식 장면은 13.4%(닐슨,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을 꺾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나를 돌아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독보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의 성장은 누구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성공적인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만 하다. 앞으로는 또 어떤 반전과 놀라움으로 우리를 즐겁게 만들지 기대되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방송 캡처 및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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