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상훈의 '꽃청춘' 출연은 신의 한수였다. 정상훈은 큰 형이지만 항상 회의를 열어 의견을 물어보고 총무를 맡아서 궃은일 해결했다. 그러면서 조정석 또는 정우와 웃긴 상황극을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데뷔한지 20년이 돼가는 정상훈이 뒤늦게 만개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 ICELAND'(이하 꽃청춘)에서는 정상훈, 정우, 조정석, 강하늘은 아이슬란드의 명물인 유황온천을 찾아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황온천에 가기 전에 벼룩시장에 들러 등산화와 옷을 쇼핑하면서 역시나 바보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정상훈이 총무로서 알뜰하게 여행을 이끄는 모습과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서 콩트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남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포스톤즈가 회의 중독이 된 것에는 정상훈이 권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큰형이지만 절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법 없이 항상 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며 회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모두에게 의견을 구하는 모습이 가끔 답답할때도 있지만 나이를 중요시하는 한국사회에서 보기힘든 면모다. 그러면서 회의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아본 상태에서 의견을 제시하며 합리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기에 다른 멤버들도 편안하게 의견을 낼 수 있었다.
거기에 포스톤즈에서 정총무로 꼼꼼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에서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그렇지만 어디를 가든 항상 가계부를 쓰면서 혹시나 여행에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했다. 그 결과 남은 일정동안 100만원이 넘는 돈을 아꼈다. 정상훈은 돈을 아껴야 한다고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예산을 절약했다. 그리고 물건을 사면서도 깎을 수 있는 곳에서는 짧은 영어로 계속해서 '디스카운트'를 외치며 물건 값을 깎았다. 알뜰살뜰한 모습이 우리네 엄마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돈을 관리 하면서 예능도 잊지 않았다. 정상훈은 조정석, 정우와 틈만 나면 상황극을 펼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라면을 끓이는 정우에게 능글맞게 농담을 하는 아저씨 연기를 하며 상황극을 보여줄때 둘의 '케미'가 폭발했다. 정우도 익숙하게 그 상황극을 받으면서 둘이 정말 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온천을 가면서 조정석과 주고받은 콩트를 보면서도 웃기기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훈은 내일 모레 데뷔 20주년을 맞지만 주목 받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렇게 보물같은 사람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럼에도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기에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pps2014@osen.co.kr
[사진] '꽃청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