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장난스러운 우주 특집을 통해 초창기의 얼토당토하지 않은 B급 웃음을 선사했다. 11년 전 말도 안 되는 특집을 꾸리며 호불호가 확 갈리는 웃음을 안겼던 이 프로그램의 원년 특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주 여행 특집이 연기된 가운데 재미로 만든 우주 특집은 멤버들의 캐릭터가 잘 묻어나는 상황극이 시청자들을 웃겼다.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해 5대 기획 중 하나였지만 무산됐던 우주 여행을 우주 특집 ‘마션’으로 변형해 구성했다. 멤버들은 녹화 전날 지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 제작진의 진지한 임무 부여에 상황극으로 맞받아쳤다. 유재석은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마치 우주 영화에 나올 법한 상황을 설정했다.
시작에 앞서 김태호 PD는 우주 여행 특집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는 “미국 나사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알렸다. 멤버들이 제작진에게 속아 도착한 곳은 경기도 화성이었다. 허허벌판에 제작진이 마련한 우주 세트장이 있었다. 유재석과 정준하는 자신들을 속인 제작진을 향해 분노했다. 물론 매번 의심을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이들은 장난감 우주선에 제작진에게 삿대질을 했고 이는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장난감 우주선을 타고 마치 무중력인 것처럼 연기를 한 후 화성에 도착한 것처럼 연기를 했다. 말하는 로봇들이 멤버들을 환영하는 가운데 멤버들은 지구에서 챙겨온 물품을 소개하는 상황극을 펼쳤다. 지난 해 10주년을 맞아 준비했던 우주 여행 특집은 미국 우주항공국(NAS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2015년 우주 여행 특집을 꾸리지 못한 것을 대체하기 위해 우주로 떠났다는 콩트를 마련한 제작진은 대놓고 코미디를 펼쳤다.
말을 더듬거려 멤버들의 놀림을 사는 박창훈 PD가 우주 박사라는 설정 하에 멤버들은 몸개그를 벌였다. 무중력 환경은 제작진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편집으로 구현됐다. 멤버들은 트램플린 위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몸개그를 펼쳤다. 누가 먼저 옷을 갈아입는 대결은 제작진의 재기발랄한 편집과 어울리며 웃음을 유발했다.
몸개그에서 어이 없는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박명수는 트램플린에서 떨어지며 큰 웃음을 만들었다. 너무 크게 떨어지며 재미를 선사했다. 매번 이런 B급 상황극으로 재미를 안겼던 박명수는 이번 특집에서도 한 건 했다. 장신인 정준하는 트램플린에서 도넛을 먹는데 성공하며 의외의 점프 실력을 보여줬다.
또한 화성 곳곳을 다니면서 멤버들은 마치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 것마냥 신기해하면서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멤버들은 진짜 화성이라고 연기를 했지만 유재석과 정준하를 알아보는 주민들의 어이 없어 하는 표정 덕에 더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의 가장 큰 재미는 할머니들과 멤버들의 민화투 대결. 우주 복장을 입고 할머니들과 민화투 대결을 벌이다가 돈이 없어 우주복을 내놓는 멤버들의 장난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시청자들과 만난 멤버들의 유쾌한 장난은 교감의 순간이 되기도 했다.
우주 특집은 우주 여행 특집이 연기되며 방송한 ‘땜빵’이었다. 어차피 정식 우주 특집을 꾸리지 못할 바에야 코미디를 택한 ‘무한도전’은 몸개그와 상황극을 내세웠다. 대놓고 ‘땜빵’이었지만 오랜 만에 가벼운 코미디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구성이기도 했다.
이날 일일 게스트였던 심형탁은 시종일관 엉뚱한 매력을 뽐냈다.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4차원 성격을 드러냈던 그는 로봇에 큰 관심을 보이고, 암기에 좋다는 장난스러운 암기 빵을 먹으라고 권해 웃음을 안겼다. 진짜 우주 특집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상반기에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가서 러시아 훈련사들이 받는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난스러운 우주 특집 말미에 공개된 진짜 우주 여행 특집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형 우주선에 탑승할 1인을 선발하는 구성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