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우주 콩트에 실망? 매번 웃길 수 없잖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17 07: 00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정식 우주 여행 특집에 앞서 B급 개그가 난무하는 우주 상황극을 펼쳐놨다. 올 상반기 안에 진짜 러시아로 출국해 훈련을 받을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우주 콩트를 만들었다. 누군가에게는 큰 웃음을 누군가에게는 다소 재미 없는 특집이 됐다. 호불호가 엇갈렸던 ‘무한도전’의 초창기 모습과 닮아 있어서 더 반가웠던 상황극이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경기도 화성에서 장난스럽게 세운 우주 세트장에서 멤버들이 무중력 훈련이라는 이름 하에 트램플린에서 뛰어다니고 몸개그를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멤버들은 화성 주민들과 만나서 자신들이 지구에서 왔다고 주장하거나, 화성 곳곳을 걸어다니며 새로운 생명체라고 뻔뻔한 상황극을 만들었다.
몸을 날려 웃음을 형성하거나, 얼굴에 철판을 깐 듯 얼토당토하지 않은 상황극을 만드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11년 전 자주했던 구성 방식이었다. 이른바 마니아들에게는 통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구성. 허나 이 같은 B급 개그의 향연은 오랜 만에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특집이었다는 점에서 반가웠던 것도 사실이다. ‘무한도전’의 초창기 ‘평균 이하들의 모임’이라는 구호와 맞아떨어지는 구성이었던 게 이 어이 없는 우주 특집이었다.

제작진은 일부러 느리게 구성하거나, 화면을 흔들고 어지럽게 편집해 마치 진짜 화성에 온 것처럼 정밀하지 않은 방식을 보였다. 물론 이 같은 세련된 기획에도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B급 정서는 누군가에게는 재미 없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가득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렇게 가볍게 웃고 떠드는 특집은 ‘무한도전’이 때론 공익성을 따지고 생고생을 해가며 만드는 장기 특집 사이에서 긴장감을 완화하는 11년 장수 내공이기도 하다.
B급 개그를 볼 수 있어서, 소소하게 웃을 수 있어서 즐거웠던 우주 특집 ‘마션’은 방송 말미에 대형 특집이 예고되며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바로 올해 상반기에 진짜 러시아로 출국해 우주센터에서 훈련을 받을 예정이라는 것. 훈련을 통해 소형 우주선에 탑승하는 1인을 뽑을 예정이라는 예고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무기한 연기돼서 마련된 장난스러운 특집인 줄 알았던 이날의 특집이 진짜 우주 여행 특집의 전초전이었다는 사실은 안방극장에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자가 우주 여행 도전을 한다는 것, ‘무한도전’이 올해 펼쳐놓을 진짜 말도 안 되는데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 특집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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