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팔년 향수 그리고 가족..'응팔'이 남긴 것들[아듀 '응팔'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1.17 06: 57

쌍팔년도의 아련한 향수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남편찾기로 논란이 있었던 '응팔'이었지만 우리 가슴속에 진한 것들을 남긴 드라마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지난 16일 방송을 끝으로 약 3개월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가운데 '응팔'은 끝까지 따뜻한 가족애를 다루며 여운을 남겼다.
'응팔'은 첫 회부터 화제였다. 과연 1988년, 그때의 어느 이야기를 할 것인지 그리고 '응답' 시리즈의 메인 소재였던 남편 찾기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됐고 뚜껑을 연 '응팔'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많은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건 기존의 '응답' 시리즈와는 다르게 '가족애'에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었다. '응칠'과 '응사'가 각각 성시원(정은지 분)-윤윤제(서인국 분), 성나정(고아라 분)-쓰레기(정우 분)의 이야기를 주로 이끌고 갔다면 '응팔'은 덕선(혜리 분)의 남편 찾기는 물론, 성동일-이일화, 김성균-라미란, 김선영-최무성 등 쌍문동 골목 가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극이 진행될수록 더욱 드러났다. 바쁜 부모 밑에서 외로워하는 동룡(이동휘 분)의 이야기, 무뚝뚝한 아들이지만 그 누구보다 부모를 사랑하는 아들 정환의 이야기,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누군가의 아버지인 김성균, 표현 잘 못하는 성동일-성보라 부녀의 이야기 등은 안방극장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어 줬다.
마지막 방송에서도 그랬다. 덕선-택(박보검 분), 선우(고경표 분)-보라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가 그려지긴 했으나 보라의 결혼을 둘러싸고 부녀의 정이 모두를 눈물짓게 하며 '응팔'은 끝까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쥐고 갔다.
쌍팔년도에 대한 향수 역시 자극했다. 우선 '응팔'에 등장한 OST들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문세의 '소녀',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등은 당시 이 음악들을 즐겨 들었던 어른들의 감성도 자극, 뿐만 아니라 새롭게 이 노래를 들은 젊은 세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곳곳에 위치한 디테일한 소품들도 매회 화제였다. TV 화면을 통해 그때의 유명 CF들을 부활시키는 것은 물론, 세상을 떠난 故신해철을 기리기 위해 당시 무한궤도의 대학가요제 영상을 보여준 '응팔' 제작진이기도 했다. 
곤로, 저금리라는 15% 금리, 5000만 원 정도의 은마아파트, 크라운 맥주, 월드콘, 이따리아노 아이스크림 등 수많은 소품들은 "맞아! 저 때 그랬지"라는 감탄사를 절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유행어 마니아인 김성균의 입에서 나온 "아이고~김사장", "반갑구만 반가워요", "음메 기죽어~음메 기살어" 등은 향수를 자극하며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기도 했다. 1988년 유행어지만 2015년에도 울려 퍼질 정도로 '응팔'의 향수는 강력했다.
이처럼 '응팔'은 남편 찾기만을 남긴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논란의 남편 찾기보다 더 가치 있고 더 의미 있는 '가족애'와 '향수'를 남겼다. '응팔'이 아니었으면 떠올리기 힘들었을 1988년. 이것만으로도 '응팔'은 영원히 가슴속에 남을 드라마가 아닐까.
한편 '응팔' 후속으로 방송되는 '시그널'은 오는 22일 첫방송한다. / trio88@osen.co.kr
[사진] tvN 제공, '응팔'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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