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리텔’ 갓성주·갓정환, 비속어 방송 새 역사 썼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17 06: 57

‘막강 입담 콤비’ 김성주와 안정환이 비속어 방송의 새 역사를 썼다. 이미 인터넷 생방송 당시 본 방송에서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돌았던 두 사람의 비속어 중계가 시청자들을 빵빵 웃게 했다. 제작진이 결국 묵음 처리를 했지만, 들리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 비속어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큰 재미가 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이미 본 방송 전부터 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비속어 중계가 펼쳐졌다. 분명히 외국 축구 선수 이름인데 비속어로 들리는 이름들이 쏟아졌다.
김성주와 안정환은 안티 니에미, 구라이 부랄, 지안프랑코 졸라, 이브라히마 섹 등 비속어로 들리는 선수 이름들을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른바 ‘마리텔’ 배 닭싸움 중계로 비속어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제작진은 졸라 선수의 이름을 영어로 표기했지만, 이미 욕처럼 말하는 김성주와 안정환의 맛깔스러운 표현법 때문에 웃음이 터졌다. 다른 단어들은 묵음 처리가 됐다. 아무리 선수 이름이라고 해도 작정하고 욕설처럼 내뱉는 두 사람의 실감나는 표현법은 방송에 나오기 쉽지 않았을 터.

‘마리텔’ 제작진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를 연상하게 하는 망치를 두드리는 캐릭터를 배치하고, 이들의 선수 호명마다 묵음 처리를 했다. 사실 제작진의 편집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 본 방송 당시 두 사람이 정말 깔깔깔 웃어가며 비속어를 남발했고, 네티즌은 해당 선수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는 바람에 인기검색어 1위부터 10위까지가 두 사람이 발언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질 정도였다. 김성주는 “방송에 나가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한다”라고 말했지만, 일단 일부 전파를 타며 통편집은 피했다. 물론 인터넷 생방송이어서 가능했던 욕설 퍼레이드는 볼 수 없었지만 말이다.
제작진의 묵음 처리는 비속어를 방송할 수 없는 지상파 방송의 기본적인 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을 터. 다만 묵음 처리에도 마치 들리는 듯한 비속어는 안방극장을 웃게 했다. 이날 두 사람은 비속어 중계 뿐만 아니라 2002 한일월드컵 비화, 네티즌과의 입씨름을 통해 신이 내린 입담을 과시했다. 김성주가 밑밥을 깔면 안정환이 재치 있게 농담을 하고, 김성주가 깐족거리면 안정환이 발끈하는 방식으로 만담 방송을 만들었다.
사실 김성주와 안정환은 MBC 축구 중계와 ‘아빠 어디가’를 통해 오랜 호흡을 맞춘 ‘최강 입담 콤비’다. 친근하고 재밌는 방송을 만드는 재주는 있지만 이들의 농담이 ‘마리텔’이라는 개인 방송에서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팬덤이 강한 이들도 아니고, 새로운 구성도 아니었기에 이들의 방송에 큰 기대를 갖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다.
허나 순발력이 좋은 MC인 김성주가 네티즌과 소통을 기대이상으로 잘했고, 소통을 통해 나온 네티즌의 재기발랄한 반응을 안정환에게 곧이곧대로 전달하며 재미를 만든 게 두 사람의 개인방송이 큰 재미를 선사한 비결이 됐다. 물론 네티즌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시시각각 감정의 변화가 있었던 솔직한 안정환의 매력도 ‘마리텔’의 재미 요소가 됐다.
새롭진 않아도 보고 싶은 중독성이 있는 방송이었던 것. 덕분에 두 사람의 재치 넘치는 진행은 큰 웃음을 안겼고, 방송 후 다음 생중계에도 나와달라는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다. 비속어를 귀엽고 재치 있게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방송의 새 역사를 쓴 김성주와 안정환 콤비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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