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 금사월’이 예고로 시청자들을 낚시질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악역인 손창민과 박세영이 위기에 빠지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엔 또 다시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이야기 전개가 반복되는 중이다. 사이다 복수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는 암묵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종영 당일까지 답답한 ‘고구마 전개’가 나올 것이라고 포기를 하면 속이 편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 39회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만후(손창민 분)와 오혜상(박세영 분)의 활약이 펼쳐졌다. 만후는 아내 신득예(전인화 분)가 자신을 향한 복수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득예의 친구인 한지혜(도지원 분)에게 득예와 오민호(박상원 분)가 함께 있는 영상을 보냈다.
이 영상을 본 지혜는 천비궁 설계도를 만후에게 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득예는 자신의 친딸이 금사월(백진희 분)이라는 것을 만후와 함께 몰락해야 하는 또 다른 악의 축인 혜상이에게 말했다. 혜상이는 이 같은 사실을 만후에게 알린다고 협박을 한 상황. 만후가 득예가 혼외 자식을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에서 득예의 딸이 사월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것이 자명하다.
만후와 혜상이의 악행을 알고 있는 이홍도(송하윤 분)는 현재 사망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언제든 살아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상태. 다만 홍도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만후와 혜상이를 제어할 자가 마땅치 않다. 사월이는 만후가 자신에게 살갑게 대하고 금빛 보육원 붕괴사고에 대한 거짓 죄책감을 드러내자 만후에 대한 억하심정이 어느 정도 사그라졌다. 더욱이 혜상은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는 임시로(최대철 분)까지 살인 누명을 씌우며 제거한 상황. 무적의 불사조처럼 쉽사리 몰락하지 않는 만후와 혜상이의 기세등등한 악행은 시청자들의 속을 여러번 뒤집고 있다.
매번 복수를 하는 것처럼, 만후와 혜상이가 위기에 빠지는 것처럼 방송 말미와 예고에 담고 있지만 번번히 낚시질 당하기 일쑤다. 늘 요리조리 심판대를 벗어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안방극장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선과 악의 뚜렷한 대립구도, 서로의 뒤통수를 칠 무기가 있지만 거듭된 우연으로 정면승부는 펼쳐지지 않는 답답한 이야기. 무려 5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의 복수가 더딘 이유다. 아직 종영까지 11회가 남아 있는 ‘내딸 금사월’이 앞으로 상당 기간 답답할 수밖에 없는 것. 주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언제든 쉽게 볼 수 있는 선악구도를 내세우는 단순한 전개는 사이다 전개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반하는 고구마가 쌓이는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어차피 11회를 더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급변할 수는 없는 노릇. 예고를 보며 이번에는 좀 속이 시원해지나 기대를 하는 것보다는 마지막까진 답답할 것이라고 포기를 하는 게 오히려 이 드라마 애청자들의 정신 건강에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내딸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