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V] '응팔' 아쉬움 풀어준 류준열의 위로.."온통 정환이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1.18 06: 54

배우 류준열의 신경은 온통 정환이었다. 정환이었던 류준열은 시청자들처럼 아프고 슬프고 답답하고 목이 메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뜨겁게 사랑한 연기자의 열정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그의 솔직함은 짙은 아쉬움이 남은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 역으로 열연한 류준열은 17일 오후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응답하라 류준열'을 통해 정환이의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환이를 연기하면서 그가 겪은 여러 과정과 감정들은 분명 배우로서 그의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준열은 정환이와는 닮은 듯 달랐다. 처음에 그는 동룡이나 선우 역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운명의 신은 그를 정환이로 만들었다.

그는 "내가 정환이와 닮은 면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있더라"며 "정환이 역할을 하며 슬프고 답답하고 외로웠는데 그런 것 같다. 고민을 남들에게 얘기 안 하고 혼자 삭이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정환이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환이를 답답하게 그리는 감독님이 미웠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그는 "정환이의 첫사랑은 덕선이고, 첫사랑은 이뤄질 수 없고 가슴 아프지만 그게 첫사랑인 것 같다. 정환이가 덕선이를 아름답게 떠나 보낸 것 같다"라고 전하며 정환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 "3회에서 벽에서 고백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는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을 짓는 류준열이었지만 택(박보검)이 덕선(혜리)의 남편이란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시청자들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정환이가 안쓰러웠던 그다.
류준열은 "보검도 모르고 혜리도 (남편이 누군지)모르고 연기를 했다. 그렇기에 다 충격이었다. 감정들이 다 엇갈리고 준비하면서도 헷갈려하고 힘들어 한 순간들이 있았다. 그(남편) 포인트는 마지막에 밝혀져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덕선을 향한 정환의 가슴 아픈 고백 장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연기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연기었다고 전했다. 그는 "러브라인에서 빠져나오면서 택이(박보검)와 덕선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헤 많이 내려놨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남편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정환이로서)너무 너무 힘들었다. 여러 감정이 들겠지만 정환이의 덕선을 향한 마음을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니까. 가슴 아픈 사랑인데 연결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하며 사랑을 포기할 수 밖에 없던 정환이가 얼마나 안쓰러웠는가를 드러냈다.
장난 반 진담 반이었지만 절절한 정환의 마음이 담겨진 고백 장면에서는 혜리 역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혜리의 눈물은 그 고백신을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는 "혜리가 연기하면서 울었다. 혜리 덕분에 연기를 하기 좋았고 그래서 고마웠다. 정환이 입장에서, 내 연기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신이다. 많이 아프고 감독님도 속상해 하시고 모든 스태프들이 같이 모니터 하면서 같이 울고 힘들어했다. 모든 정환이의 감정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이 남긴 명 대사는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이다. 이후 팬들은 그의 SNS에 이 말로 류준열을 열렬히 응원했다. 결국 이에 눈물을 보인 류준열은 "배우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 역할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란 자부심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통해서는 많이 깨졌다. 시청자들이 정팔이를 더 잘 알더라. 정팔이의 마음을 여러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이 드라마는 '남편 찾기'가 주제가 아니었고, 이는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나 배우들도 분명히했다. 하지만 첫 방송에서부터 가장 큰 화제로 떠오른 '남편 찾기'에 제작진이 속상해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실제로 '가족애'에 방점을 찍은 이번 시리즈다.
그는 "맹세코 남편 욕심은 전혀 없었다. 보검(택 역)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하면 할수록 정환이로서 속상하더라. 저보다도 시청자들이 헤아려주시고 응원해주시는데 정말 감회가 새롭더라. 너무 행복하게 정팔이를 보낼 수 있다. 아니 못 보낼 것 같다"라고 말하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류준열의 솔직한 고백들은 팬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까지 밝았다. 그는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응답하라 1988' 종방연이 있어서 늦으면 안 된다. 남편이 안 돼서 안 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환이를 보내지 못하는 팬들의 아쉬음을 조금은 달래줬다.
이날 류준열은 신인임에도 따뜻하면서도 조리있는 말솜씨와 센스 있고 깊이 있는 진행으로 긴 시간 생방송을 소화해내며 호평을 얻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기 자체가 잘생김 이상의 매력으로 표현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배우 류준열의 앞날은 기대해본다. / nyc@osen.co.kr
[사진] V앱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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