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내딸금사월’, 맛있는 불량식품에 중독됐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1.18 06: 57

 ‘내 딸 금사월’은 인간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라고,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가족극이라고 강조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미 ‘막장 드라마’라고 낙인을 찍었다. 이유인즉슨 ‘건축’과 ‘가족’이 강조되기보다 ‘복수’와 ‘배신’이 중심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착하디착한 금사월과 그의 친엄마 신득예를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극악한 라이벌과 음흉한 남편이 번갈아가면서 막말과 못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누가 더 못된 사람인지 내기라도 하듯 배신과 복수가 얼룩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물론 배우들의 타고난 연기가 몰입도를 높인 것일 게다.
어감이 좋지 않은 막장드라마를 시청자들은 자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자극적인 맛에 중독돼 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국 시청률이 31.7%(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한 것을 보면 이미 많은 사람들의 불량식품이 주는 자극적인 맛에 중독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딸 금사월’은 동 시간대 방송되는 KBS 1TV ‘장영실’(10.1%)과 SBS ‘애인있어요’(6.7%)가 기록한 수치에 비해 각각 세 배, 다섯 배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 이재진)은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오혜상(박세영 분)이 강만후(손창민 분)에게 과거 신득예(전인화 분)가 금사월(백진희 분)을 몰래 낳았었다는 증거가 될 베넷저고리를 넘기면서 위기에 빠뜨리려고 했다.
저고리는 혜상이 살기 위한 동아줄이었다. 득예가 칼자루는 자신에게 있다며 혜상의 시아버지 주기황(안내상 분)에게 그녀를 조심하라고 귀띔했기 때문. 타고난 악행을 들킬까 극도로 염려하며 선수를 친 것이다. 혜상은 혹시나 자신이 기황의 딸 이홍도(송하윤 분)를 죽였다는 사실을 들킬까 두려움에 떨었다.
같은 시각 강 회장은 득예가 자신과 결혼하기 전에 애인이 있었고, 결혼을 하고나서 자신 몰래 출산했다는 것을 의심하고 있었다. 오혜상 덕분에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고 득예를 괴롭힐 명분을 얻게 됐다.
어차피 막장 드라마의 결말은 인과응보다. 오혜상과 강만후가 벌을 받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게 될 것이며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금사월과 신득예는 안도하면서 자신들만의 행복한 삶을 시작할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전개지만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가 주는 극단성, 일탈성, 엽기성 등 말초적 재미에 중독된 것이 틀림없다.
드라마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막 나가는 세상에 드라마도 막 나갈 수밖에 없을 터다. ‘내 딸 금사월’도 막장 사회의 연장선상에 있는 걸까. 볼수록 머리가 아프다./ purplish@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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