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유재석이 멤버들과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게스트 챙기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신이 두르고 있던 담요 한 장을 고아성에게 넘겨주며 남다른 배려심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유재석과 제작진은 예상치 못했던 재미까지 만들어내 눈길을 모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오남매 겨울동화'에는 이희준, 임시완, 고아성, 홍윤화가 출연해 각종 미션을 수행했다. 주황색 대문집과 남색 대문집으로 나뉜 두 팀은 집을 짓고 음식 재료를 구하고 밥을 먹는 동안 계속해서 티격태격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에서도 유재석은 상대팀인 김종국, 이광수와 계속해서 서로의 속을 긁어대는 장난을 쳐 유쾌한 재미를 완성해냈다. 송어 잡기 미션에서 유재석은 담요를 보자마자 선점하더니 고아성을 덮어주며 '금지옥엽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에 이광수가 지적을 하자 유재석은 "집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발끈한 이광수가 자신도 집에서 가져오겠다고 하자 유재석은 아무렇지 않게 "그럼 갖고 오시죠"라고 맞받아쳤다. 말로 붙어서는 본전도 못 찾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이광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또 유재석은 추운 날씨에 담요 한 장 덮은 고아성이 계속 신경 쓰여 자신의 담요를 건네주려고 했다. 이 때 유재석은 담요가 자신의 등에 붙어 있는 줄도 모르고 "담요 어디갔지?"라며 두리번 거렸다. 유재석은 홀연히 사라진 담요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제작진은 이를 이용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담요는 지금도 하천을 떠돌고 있대'라는 붉은 색 자막과 공포스러운 음악, 유재석의 표정이 묘한 재미를 형성한 것.
그 때 마침 바람이 불었고, 이로 인해 유재석의 등에 붙에 있던 담요가 아래로 떨어졌다. 그제야 유재석은 담요를 집어서는 고아성을 덮어주며 자상한 면모를 과시했다. 평소 게스트 잘 챙기기로 유명한 유재석의 남다른 배려심이 만들어낸 의외의 재미였다.
또 25년동안 방송을 하면서 고기를 잡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던 유재석은 누구보다 먼저 송어를 잡고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너무나 감격스러워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한 그는 "웬일이냐", "대박이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이광수가 말을 걸면 "우리 편 아니니 조용히 하라"고 타박을 하는 한편, 김종국과는 계속해서 앙숙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김종국이 고아성에게 "시집갈 나이"라고 하자 유재석은 "너는 마흔하나에 장가도 못 갔지 않느냐"고 지적을 했다. 이에 발끈한 김종국은 스물스물 다가와 코코아를 받아가려는 유재석에게 "꺼져"라고 소리쳐 또 한번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유재석은 이런 김종국을 비롯한 상대 편을 골려주기 위해 얼음집의 얼음을 몰래 빼려고 했으나 가던 도중 얼음 구덩이에 푹 빠져 신발이 다 젖고 말았다. 이를 놓칠 김종국이 아니었다. 김종국은 유재석 앞에 와서는 음소거로 웃는 등 제 3자가 봐도 얄미울 정도로 유재석을 놀려 길고도 길게, 또 좀처럼 끝나지 않을 앙숙 케미를 예고했다. 벌써 '런닝맨'만 햇수로 7년째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의 죽이 척척 맞는 호흡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한 회였으며, 그 중심에 서 있는 유재석의 존재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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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