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영철을 잇는 제2의 대세가 될 판이다. 허경환이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후 분량이 더욱 늘어나면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더군다나 그가 오나미와 함께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에 합류하면서 관심이 한층 높아진 이유도 있다.
허경환은 개그맨으로서 임기응변과 언어감각이 배우나 가수들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예능에 캐스팅되는 경우가 높았을 터다. 요즘 들어 여전한 허세를 보여주면서도 신선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그의 행보에 꽃이 피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과 타고난 개그감이 ‘진짜 사나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출연한 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며 웃음을 안겼다. 당당히 주역으로 등극한 셈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에서 수색대대 대원들이 75km 고속보트 탈출 훈련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허경환은 딘딘, 줄리엔강, 동준과 함께 수색대대에 발탁된 바 있다. 이날 실시된 고속 단정 이탈 및 회수 훈련은 안전장치 없이 물속으로 입수해 신속하게 적의 배로 이동했다가 다시 아군의 배로 돌아오는 훈련이다.
한 번에 성공한 줄리엔강에 이어 시도한 허경환은 두 번의 시도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동료를 버리지 않는 해병대 정신으로 세 번의 도전 끝에 고속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배가 정면으로 오는데 진짜 죽겠더라. 제가 팔을 확 걸었어야 했는데 소심하게 팔을 걸어서 금세 빠졌다”며 “(보트 위 사람들은 나를 끌어올리며)큰 물고기를 잡는 기분이었을 것 같다. 참치가 잡혀 올라오면 이 기분일 것 같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실 허경환은 입대 초반만 해도 개그맨으로서 웃기려는 강박증을 버리지 못했고 이른바 ‘송곳 소대장’의 질문에 개그로 받아쳤다가 눈도장을 단단히 찍혔다. 개그맨들의 직업병이 군대에서도 발휘된 것이다. 하지만 해병대의 엄격한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허경환의 개그를 가만히 들어보면 여러 번 잽만 날리는 게 아니라 치고 빠지는 게 확실하다. 나쁜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자신이 생각한 말은 꼭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 같다. 이에 스튜디오 토크는 물론, 야외 버라이어티에서도 자신만의 강점을 드러낸다.
허경환이 훈련을 나름대로 열심히 받으면서도 인터뷰에서 풀어놓는 재치 있는 입담과 시의적절한 농담이 ‘진짜 사나이’ 해병대 편을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특유의 깐족거림이 한층 맛깔나게 만든 것이다. 잘생긴 외모를 가진 허경환은 개그맨으로서 악조건을 타고났다. 외모 핸디캡(?)을 딛고 적재적소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예능감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진짜’ 전성기를 맞은 허경환이 올해도 사랑을 받으며 높이 비상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