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부탁해요', 가족 화해 위해 죽어야하는 아이러니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6.01.18 06: 56

가족이 화해하기 위해서는 꼭 죽음이라는 코드가 등장해야 하는 걸까? 딸과 엄마의 오랜 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 파생된 어머니와 아들과의 갈등. 이 모든 갈등이 또 시한부라는 코드로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아들 오민석과 자신을 차별한다고 늘 불만인 딸 유진, 오민석은 자신에게만 너무 잘해는 주는 고두심이 또 불만이다. 그런데 고두심이 갑자기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다.
고두심의 죽음으로 그간의 갈등들이 화해가 될 것은 뻔한 일. 가족극에서 늘상 등장하는 장면에 조금은 식상해진다.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는 모녀 산옥(고두심)과 진애(유진)의 징글징글한 애증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로를 아끼면서도, 곁으로는 티격태격인 모녀. 진애는 산옥이 오빠 형규(오민석)만 챙긴다고 불만이고, 형규는 형규대로 자신에 대한 산옥의 기대감에 버거워한다.

17일 방송에서는 산옥을 병을 알게되는 훈재(이상우)와 채리(조보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산옥은 그동안 혼자서 시한부 판정을 감당하며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날 훈재는 우연히 병원에서 산옥을 만나고 의사에게서 산옥의 병에 대해 듣는다. 산옥은 “가족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사위에게 부탁했다. 이를 채리 역시 엿듣는다.
훈재와 채리는 오열하며 산옥을 불쌍하게 생각했다. 채리는 지방에 있는 형순(최태준)을 찾아가 이 소식을 전하고 서울로 왔고, 훈재는 아무것도 모르는 진애를 보며 괴로워했다. 이날 산옥은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출(김갑수)에게 세탁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음식 솜씨 없는 며느리 혜주(손여은)에게 반찬을 가르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같은 시간에 방송된 ‘가족끼리 왜이래’ 역시 시한부 코드로 안방을 한바탕 울렸다. 당시 아버지와 가족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코드로 죽음이 등장했던 것. 이번 역시 어머니와 가족간의 갈등을 시한부 코드로 마무리하려고 한 점은 안타깝다. 종영까지 얼마남지 않은 ‘부탁해요 엄마’. 너무 뻔한 진행이 아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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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탁해요 엄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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