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진짜 사나이’의 연출을 맡은 김민종 PD는 말한다. 진정성이 없었다면 3년째 프로그램을 이끌어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관찰 예능의 끝을 달리는 프로그램 하나쯤은 남기겠다고 결심했기에 자신의 경험과 애정을 모두 살려 넣어보겠다고.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일요일 밤마다 1시간 30분씩 방송되며 스타들의 자기계발과 성장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남성은 물론 여자도 군대에 간다는 아이디어가 만나 흥미로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여군특집 편으로 걸스데이 혜리, 에프엑스 엠버, 배우 강예원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훈련받고 식사를 하는 공식적인 일정부터 씻고 잠자는 개인적 모습까지,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문화 안에서 체력을 기르고 정신을 단련하며 팀워크를 쌓는 등 자기계발과 자연스럽게 얽혀서 예측할 수 없었던 재미있는 그림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는 13.1%(이하 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13%대를 웃도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데 11월 8일 방송에서는 17.5%(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김민종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진정성 없이 했으면 3년째 끌고 오지 못 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할 줄 몰랐다. 그동안 만난 장병과 간부들이 엄청나다. ‘가짜 사나이’였다면 그 분들이 전역하고서라도 안 좋은 말이 나왔을 것이다. 저희는 늘 리얼한 상황에 맞추자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군대 안에서 게임을 할 수도 없고, 오로지 훈련의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 그런 한계가 고민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생인 김민종 PD는 카이스트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건설환경공학을 전공했다. MBC에 입사해 현재 ‘진짜 사나이’ 메인 PD로서 프로그램을 이끌어오고 있다.
김 PD는 ‘진짜 사나이’를 기획한 과정에 대해 “권석 부국장님과 기획 회의를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빠 어디가’는 잘 돼가고 있었는데 그런 리얼한 관찰 예능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제 경험을 살려서 군대를 찍어보면 어떨까, 실제 출연진이 가는 것처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기로 결정했다. 여성 시청자들도 신기하게 볼 것 같았다”며 예능 소재로 군대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현 시점에서 자체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에 “작년까지만 해도 스타들을 많이 발굴했다. 혜리가 가장 컸다. (웃음)어떤 사람을 잘 되게 만들어서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좋다.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프로그램 성공 비결이라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방송에서 처음으로 병사들의 일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출연자들도 큰 몫을 더했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PD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슴이 따뜻해야 프로그램도 재미있고 프로그램도 밝아진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따뜻함을 느낀다.”/purplish@osen.co.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