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그룹이 데뷔 25년 만에 휘청거렸다. 팬들은 물론 정재계 인사, 심지어 한국 등 글로벌 팬들 역시 이들의 해체를 막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SMAP의 해체 소동이 일주일 만에 극적 합의에 다다를 거로 보인다.
지난 12일 SMAP의 첫 해체설이 국내외로 퍼져나갔다. 일본 유력 매체들은 "SMAP가 데뷔 25년 만에 해체 위기에 처했다. 기무라 타쿠야를 제외한 나카이 마사히로, 이나가키 고로, 쿠사나기 츠요시, 카토리 싱고가 소속사 쟈니스를 나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섯 멤버 중 넷이 이탈하면 해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당시의 반응.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한국에서도 이들의 해체 위기를 집중 조명할 정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매니저의 사임과 거취를 두고 멤버들의 이견이 해체 원인이라는 게 흘러나왔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쟈니스 측은 하루 만에 "SMAP 일부 멤버의 독립과 매니저 이사의 사임 등에 대한 보도는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이 매니저는 SMAP를 국민적인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그의 사임으로 네 멤버가 독립 의사를 전달한 걸로 알려졌다.
SMAP를 지키고자 팬들이 나섰다. 전 세계 팬들은 SMAP 해체 반대 서명 활동을 펼쳤고 히트곡 구매 운동을 시작하며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그러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14일 닛칸스포츠는 "SMAP 네 멤버의 계약기간이 오는 9월까지 남아 있어 독립한다 해도 10월 이후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기무라 타쿠야가 네 멤버들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네 멤버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도 쏟아졌다. 기무라 타쿠야 역시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이야기 할 때가 되면, 상황이 정리되면 직접 밝히겠다"며 "이대로 믿고 따라와 주세요"라고 팬들에게 부탁했다.
불안한 SMAP의 미래를 두고 정재계 인사들도 우려를 표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 손꼽히는 정치인 이시바 시게루는 16일 공개적으로 "SMAP의 존속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얼굴'이기도 한 SMAP의 분열과 해체는 '일본 전체의 손실'이다. 정재계 거물들이 쟈니스에 SMAP의 해체를 막아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결국 기무라 타쿠야가 총대를 멨다. 독립하겠다는 마음을 접고 잔류의 뜻을 나타난 네 멤버들을 위해 쟈니스 부사장 후지시마 쥬리 케이코를 17일 만났다. 영화 촬영 중이지만 시간을 내 교토에서 소속사 관계자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18일, 드디어 SMAP의 유지설이 탄력을 받았다. 산케이스포츠는 "SMAP의 분열, 해체 위기 소동이 'SMAP 생존 "이라는 형태로 귀결되고 있다. 네 멤버를 대표해 기무라 타쿠야가 소속사 관계자들을 계속 만나 최종 합의를 이끌고 있다"고 알렸다.
SMAP는 1988년 결성돼 1991년 정식 데뷔했다. 1998년에 낸 '밤하늘의 저편'은 100만 장 이상이 판매됐으며 이후에도 수차례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이들은 25년간 꾸준히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열며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다. 음악을 비롯해 멤버별 개별 활동도 활발히 펼치며 일본의 '국민 그룹'으로 칭송받았다.
그랬던 이들의 해체 위기가 일주일여 만에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른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기운이 감돈다. 기무라 타쿠야의 의리, 팬들의 굳건한 믿음, 멤버들과 소속사 측의 타협이 국민 그룹을 지키게 된 원동력으로 꼽힌다. /comet568@osen.co.kr
[사진] 후지TV 'SMAP X SMAP' 홈페이지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