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과 박정민, 그리고 '사도'의 이준익 감독이 영화 '동주'로 뭉쳤다. 우리가 잘 아는 윤동주 시인은 영화 '동주' 속 강하늘의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재탄생될 예정이다.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동주' 시 낭송 제작발표회에는 이준익 감독, 강하늘, 박정민이 자리했다.
'동주'는 일제강점기 스물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시인 윤동주의 청년기를 그린 영화로 강하늘이 윤동주 시인을, 박정민이 윤동주의 사촌이자 친구인 송몽규 역을 맡았다.
이날 강하늘은 "연기하고자 했던 만큼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다음에 어떤 나날이 지나서 윤동주 선생님을 만났을 때 창피해하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노력을 했다"며 "윤동주 시인의 시는 많이 알텐데,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궁금증이 있을거다. 저부터도 그랬다. 저희 나름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강하늘은 "굉장히 부담이 많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불안하고 아닌 것 같았다"며 "감독님은 연기자가 자신의 연기를 믿고 행할 수 있게 해주신다. 불안하고 내 자신을 믿지 못할 때도 그렇게 해보자며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준익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 달 가량 빠르고 몰입감 있게 촬영이 진행됐다던 '동주'에 대해 강하늘은 "대본 리링을 할 때 울었던 첫 작품"이라고 설명한 뒤 대본 반 이상의 양을 차지했던 일본어 대사를 외운다고 고생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하지만 영상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삭발 장면에 대해서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동주 선생님 연기를 하는데 고작 머리 자르는 것 때문에 고민을 할 이유는 없었다"며 "그 신을 어떤 감정으로 촬영할까 하는 걸 고민 많이 했다. 삭발 장면은 NG 없이 한 번에 오케이가 나야 했다. 그 때의 감정을 예민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흥행 때문이 아니라 이 영화를 꼭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응 강력하게 피력했다.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은 "이 대본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부담감이 밀려왔다"며 "사실 그 전까지 제가 엄청난 애국자도 아니고 나라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분의 마음에 대해서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모르겠더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에 박정민은 사비를 털어 북간도로 떠나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또 박정민은 "윤동주 선생님 묘 옆에 송몽규 선생님 묘가 있다. 그런데 윤동주 선생님 묘소가 화려한 것에 비해 송몽규 선생님은 비석 하나에 벌초도 안 되어 있다"며 "이 분에게 도움을 받고자 한 거였는데 그 앞에서 '내가 무슨 도움을 받고자 왔나' 하는 생각과 함께 무례했구나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민은 "이 '동주'가 그 당시 결과물은 없지만 과정은 아름다웠던 이들에 대해 다시 돌이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는 이준익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윤동주 시인의 삶의 여정은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로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밋밋하다. 하지만 윤동주와 송몽규의 관계 속 여정은 정말 드라마틱하다"며 "이 영화는 송몽규 때문에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가 아름다운 사람과 과정이 아름다운 사람, 이 둘로 시작된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동주'는 오는 2월 18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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