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는 18%(이하 닐슨코리아 제공·전국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에 로맨틱 코미디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후속작 ‘달콤살벌 패밀리’가 방송되면서 타사에 시청률 왕좌를 내줬고, 방송 내내 10%를 넘기지 못해 MBC 수목극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시들해졌다. 오늘(20일) 새로 시작하는 새 수목극 ‘한 번 더 해피엔딩’이 빼앗겼던 시청률을 회복하고, 로코 신드롬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서른이 넘은 1세대 걸그룹과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게 된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남자 주인공으로는 배우 정경호와 권율이 캐스팅됐다. 각각 ‘돌싱남’ 기자 송수혁과 '돌싱남' 신경과 의사 구해준을 연기한다. 전직 걸그룹 엔젤스에는 장나라 유인나 유다인 서인영 산다라박이 캐스팅됐다. 산다라박은 유인나의 인맥 덕분에 특별 출연한다. 다섯 사람은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걸그룹 멤버였다가 해체 후 각자의 평범한 삶을 살게 되는 30대 여성을 현실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제작발표회에서 정경호는 “제가 맡은 캐릭터는 사랑에 홀딱 빠지는 인물은 아니다. 사랑에 대한 용기를 잃었다가 한미모를 만나면서 다시 사랑을 알게 되는 인물”이라며 “아직은 저는 송수혁에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잘 알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인물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율은 또 다시 잘난 남자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제가 매번 훈훈한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훈남’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 같다. 감사하지만 실제로 저는 소탈한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극중 해준은 한미모(장나라 분)를 사랑하게 되는 의사를 연기한다. 그가 정경호, 장나라와 미묘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창 PD는 이날 “저희 드라마는 로코다. 십여 년 전 반짝반짝 빛났던 걸그룹 멤버들이 해체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서로 각자의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야기가 유쾌 발랄하게 펼쳐진다”며 “기존의 드라마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저희는 이혼녀 돌싱남 등 좀 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리얼하게 녹여낼 것”이라고 차이점을 밝혔다.
◆캐릭터 변신 유인나·첫 연기도전 서인영 '눈길'
이어 권 PD는 캐스팅에 대해 “저희 배우들의 외모가 뛰어나다. 좀 더 사랑스럽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캐스팅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한 번 더 해피엔딩’을 통해 이혼녀 돌싱남 등 현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남녀의 사랑을 공감가게 그려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혼을 하고도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지려면, 초혼 때와는 다른 전략으로 임해야함을 ‘대놓고’ 알려주겠다는 것. 기존의 로코와 달리 조금 더 현실적인 내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연을 맡은 장나라는 지난해 방송된 KBS2 ‘너를 기억해’ 이후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의 시놉을 보고 나서 재미있었지만 제 캐릭터가 너무 솔직해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하다보니까 저랑 비슷한 면모도 있고 사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재혼컨설팅 업체 공동대표 한미모 역을 맡은 장나라는 “제가 가수 활동을 했을 때 화려한 춤을 추고 뮤직비디오를 찍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하게 돼서 어색했다.(웃음) 그래서 영혼이 빠져서 힘든 줄 모르고 했다”며 민망하게 웃었다.
한편 유인나는 이번 드라마에서 초등학교 교사 고동미 역을 맡았는데 180도 달리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이 다 비슷비슷했다. 화려한 연예인을 자주 맡았었는데 시청자들이 지겨워하실 것 같아서 이번에는 변신하기로 했다”며 “연애를 못 해본 캐릭터라서 힐을 벗고 3kg 정도 살을 찌웠다. 감독님이 외모를 걱정하시기도 했는데 저는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걸그룹 쥬얼리 출신 서인영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서인영은 인터넷 쇼핑몰 대표 홍애란 역을 맡았다. 자신의 성격과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를 만나게 돼 연기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밤을 새워가면서 연기를 한 적은 처음이다. 재미있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녀는 예뻤다’는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드라마에 대한 높은 관심이 신드롬으로 이어졌었다. 타사 드라마에 비해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하면서 젊은 시청자들을 무섭게 끌어들인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이면서 공감 가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다. ‘한 번 더 해피엔딩’도 같은 로코장르로서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오후 10시 첫 방송./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