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육룡이' 유아인의 이방원? 눈빛 하나면 끝이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1.19 06: 55

 배우 유아인의 이방원은 살아 숨 쉬고 있다. 역사가 스포일러(예비 시청자들에게 내용을 미리 알리는 것)라는 말이 있지만, ‘육룡이 나르샤’가 그와 별개로 긴장감을 주는 건 배우들의 활약도 상당하다. 특히 유아인은 그만의 이방원을 표현하면서도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달, 재미는 물론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
이방원은 고려 말 부패한 정치를 보면서 백성들이 웃을 수 있는 미래를 꿈꿔왔다. 자신과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는 그런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자신도 있었다. 미래에 대한 생각 없이 지냈던 과거와 달리 정도전(김명민 분)을 만나고 삶의 지표를 찾았던 이방원은 오로지 새 나라를 세우는 대업에 매달려왔다. 정도전만이 평생 단 하나 인정하는 잔트가르(진정한 사내)였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이방원이 왕을 허수아비로 두고 실질적인 정치는 재상들이 이끌겠다는 정도전의 본심을 알고 흑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정도전은 정몽주(김의성 분)에게 새 나라를 이끌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왕과 왕족을 법과 율령이라는 견고한 감옥에 가둘 계획이었다. 즉 이방원과 이성계가 이에 해당한다.
이방원이 이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충분해 보인다. 썩은 고려를 타파하고 새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고 새로운 정치를 함께 해나갈 것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정작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뿐. 어떻게 보면 죄를 아직 지은 것도 아닌데,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감정이지 않을까. 동료라고 생각했던 정도전이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니 흑화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이방원의 변화는 상투를 틀고 눈빛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됐다. 특히 “이제 애가 아니다”고 혼잣말하는 모습은 앞으로 킬방원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는 장면. 여기에 분이(신세경 분)와 함께 하는 장면에서는 싹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제 놀이는 끝났다. 이제 더 이상 너랑 이렇게 놀 수 없을 것 같다”며 눈물짓는 모습은 이방원에게 남은 마지막 인간적인 면모가 될 것 같은 긴장감까지 자아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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