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에는 이유가 있다. 반전과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현재의 전성기를 위해 차곡차곡 쌓아온 주춧돌이었다. 현재의 인기가 어떻게 형성된 것이냐고 묻는다면 이들의 과거를 보면 모두 납득이 간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tvN ‘명단공개 2016’(이하 ‘명단공개’)에서는 ‘스타들의 반전 과거’ 주제로 순위가 공개됐다. 박해진부터 유승호까지 현재 내로라하는 대세스타들의 이름이 모두 올랐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끌었던 건 tvN ‘응답하라 1988’의 주역인 배우 김성균과 라미란이었다. 김성균은 과거 악역전문배우로 불릴 만큼 살벌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하정우 옆에서 늘 따라다니던 조직폭력배 역을 맡았다. 실감나는 연기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그는 ‘이웃사람’에서는 연쇄살인마 연기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반전과거라고 부를 만하다.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에서는 신촌에 처음 올라온 순진한 삼천포 역으로 인기를 끌었고, ‘응답하라 1988’에서는 아내밖에 모르고 썰렁한 농담을 즐겨하는 김사장으로 사랑을 받았기 때문. 지금의 친근한 모습에 과거 섬뜩한 캐릭터들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극과 극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되기도 한다.
김성균과 ‘응답하라 1988’에서 부부 호흡을 맞췄던 라미란은 대학 졸업 후 연극배우로 활약했다. 연극배우의 삶이 다 그렇듯 생계의 고민이 늘 따랐을 터다. 이와 관련해 라미란은 과거 한 방송에서 전기요금을 못 낼 정도의 생활고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라미란 역시 스크린 데뷔작부터 강렬한 캐릭터였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이영애 분)와 감옥에서 만난 수희 역으로 분했다. 수희는 마녀(고수희 분)의 치욕적인 괴롭힘을 한 방에 끝내준 금자에 대한 애정을 품는다.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캐릭터였을 테지만 라미란은 누구보다도 역할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이후 ‘괴물’, ‘박쥐’, ‘음란서생’ 등 다양한 영화에 조단역으로 활약했고, 지난 2013년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이름을 크게 알렸다. 데뷔한 지 8년 만에 맞은 빛을 보게 된 것. 이후 쉼 없이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라미란은 지난해만 6개의 광고를 촬영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힘든 시절을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달려온 결과이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명단공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