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수상에 대한 염원이 흥행까지 이어진 걸까?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가 개봉 5일째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언제나 예측 불가 변수들이 많은 극장가지만, '레버넌트'의 이 같은 성공은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 했던 일이라는 전언.
1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레버넌트'는 지난 18일 하루 동안 8만 3449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수 90만 4655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레버넌트'는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부문 수상작들의 국내 흥행 부진이라는 징크스를 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레버넌트'가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 미국에서 열린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즈음에서부터였다. 골든글로브에서 영화 '레버넌트'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감독상까지 주요 부문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골든글로브는 한달 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매번 주요 부분에서 비슷한 결과들을 낳았는데, 그래서 아카데미 '바로미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무엇보다 영화의 이름을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시킨 사람은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기록적인 흥행을 이뤘던 영화 '타이타닉' 이후로 한국 관객에게도 매우 익숙하고 인기가 있는 배우. 그런 그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르자, 그의 아카데미 징크스도 함께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카데미 징크스는 1993년 시작됐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도망자' 토미 리 존스에게 밀린 것.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 포함 총 네 번, 네 개의 작품으로 아카데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매번 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햇다. 뿐만 아니라 그가 출연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1997년 영화 '타이타닉'은 무려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후보 목록에 남우주연상만은 빠져 있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레버넌트'는 대중적인 취향과는 조금 관계가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거기엔 유명한 남자주인공의 개인적인 징크스, 그리고 이를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대중심리의 영향이 지대했다. 다만, 그 기대에 영화가 부응을 하지 못 했다면 지금과 같은 흥행 성적은 기대할 수 없었겠으나, 과연 소문과 같은 주연 배우의 연기력과 뛰어난 작품성이 반짝 흥행을 막았다.
현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카데미 수상은 그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징크스가 연 흥행 물꼬가 약 한 달 남짓 남은 아카데미 시상식 기간까지 이어진다면, 엄청난 '대박'을 기대할 만하다. 만약 그가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한다면, '레버넌트'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혹, 그의 수상이 다시 불발 된다면 그로 인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는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받고 흥행 보증수표가 되는 아이러니를 낳을 지 모른다.
한편 '레버넌트'는 아들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사냥꾼 휴 글래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14일 개봉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레버넌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