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상욱을 생각하면 많은 이미지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지만 ‘화려한 유혹’ 속 주상욱은 특히나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하는 남자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브라운관에 방출하고 있다.
주상욱은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사랑했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보좌관 진형우 캐릭터를 맡아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형우의 모습은 현실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여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 18일 방송된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 30회는 은수(최강희 분)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일주(차예련 분)에 대한 복수를 가하는 순간이 그려졌다. 일주의 과거 악행과 자신의 딸에 행한 짓을 모두 폭로한 것이다.
하지만 은수의 편이라고 굳게 믿었던 석현(정진영 분)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딸 일주의 편에 서 반전을 안겼다. 이 모습을 본 은수는 충격에 빠져 절망했고 내막을 알게 된 형우(주상욱 분)가 은수를 위로하며 본인이 대신 복수에 나서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수 때문에 술로 세월을 보냈던 형우. 그는 은수에 대한 미움으로 다시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그녀에 대한 사랑을 놓치지 않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수를 돌아오게 하려 애쓰며 돕는 것이다. 이날 역시 그 누구보다 은수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이 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주상욱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지며 보다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은수 역의 최강희 또한 주상욱을 도와주고 이끌어가는 환상의 짝꿍으로서 달콤한 멜로까지 녹여내고 있어 두 사람의 호흡에 기대가 높아진다.
주상욱의 역할에 진정성이 보이는 것은 그의 눈빛에서 연기 인생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진지한 인간성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이 드라마 전체의 중심축을 이루며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 사랑에 배신당한 불쌍한 남자 캐릭터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상욱이 만들어낸 악인도 미워할 수 없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