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는 공백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룹 위너가 전곡 자작곡으로 구성된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오는 2월 1일 공개되는 위너의 새 미니앨범에는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 총 5곡의 자작곡이 실린다. 위너를 성공시킨 데뷔곡 ‘공허해’가 후배그룹인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의 곡이었던 바. 이를 감안한다면 1년이 넘는 공백기 끝에 선보이는 앨범 전곡을 오로지 위너 멤버들에게 맡겨 버린 이번 승부사는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빅뱅과 투애니원 등의 앨범에 공동 작곡에 참여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유명 프로듀서인 테디와 쿠쉬 PK, 초이스 등 메인프로듀서들의 이름은 단 한 명도 발견할 수 없다.
YG가 위너를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지게 한 이유도 분명 여기에 있는 듯하다. 아이돌그룹이라고 하면 꾸준한 방송활동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획득, 팬덤을 키우는 것이 일반적. 또 쉼 없이 앨범을 내며 이미지 소비는 될지라도 단기간 팬덤을 공고히 하는 전략을 쓴다. 물론 팬들 역시 꾸준히 얼굴을 보는 것을 원하겠지만, YG가 위너에게 바라는 노선은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싸이, 빅뱅, 에피하이 등 YG 선배가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들의 곡을 스스로 만들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는 누군가에 의해서 색이 입혀지는 양산형 아이돌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아티스트형 아이돌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심지어 위너보다 후배인 아이콘마저도 본인들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실제로 아이콘은 멤버 비아이와 바비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취향저격’, ‘덤앤더머’ 등이 음원차트를 휩쓸며 그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물론 검증된 베테랑 프로듀서들이 참여하면 성공 확률은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위너는 누군가 정해놓은 안정된 길을 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길을 만들게 됐다. 이는 더 먼 곳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플랜의 일환이다.
앞서 빅뱅 역시 데뷔 초기에는 YG의 메인 프로듀서들이 이끌었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곡은 지드래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거짓말’ 이후부터다. 한 번 자작곡이 통하기 시작하면, 자체 프로듀싱의 위력은 무섭다. 외부적인 것에 흔들림 없이 멤버들만 보고도 앞을 향해 갈 수 있기 때문. 장기적으로 봤을 땐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지만,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멤버들의 역량이 없으면 실행되기 힘들어 누구나 도전하지는 못한다.
YG와 위너의 도박이 다소 무리수처럼 보이고 위험해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올해 나올 위너의 다음 프로젝트들의 모든 곡들이 위너의 자작곡이라고 알려진 만큼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1회성의 무모한 도전이 아닌 보다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먼 곳을 보고 달리는 위너의 앞날에 무한한 기대가 쏟아지는 이유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Y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