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유아인이 철혈군주로 변모하는 과정이 시작되며 그동안 순수한 사랑을 나눴던 신세경과의 사실상의 이별이 예고됐다. 지금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꿈꾸는 신세경과 강력한 왕권정치를 바라는 유아인은 처음부터 함께 할 수 없는 사이. 유아인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내면서 신세경과의 비현실적이었던 로맨스 역시 이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31회는 이방원I(유아인 분)이 정도전(김명민 분)이 신권정치를 위해 새 나라를 세우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 후 독자 노선을 걷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거짓을 고하고 무명 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사병을 조직한 상태. 훗날 이 사병은 정도전을 칠 무기가 될 것이며, 이방원이 동생들을 물리치고 왕이 되는데 결정적인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권력자가 되고자 하는 이방원은 스승으로 삼았던 정도전과의 끈끈했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 민초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이와의 거리 역시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이방원과 분이가 장난스럽게 눈싸움을 하다가 사실상의 이별을 맞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방원이 혼인을 하고도 두 사람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고 든든한 반려자의 길을 걸었던 상황.
다만 왕이 되겠다는 큰 뜻을 품은 이방원은 “놀이는 끝났어. 이제 더 이상 너랑 이렇게 놀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분이는 이방원에게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편하게 지냈던 사이. 예고에는 더 이상 분이가 이방원의 이름을 부를 수 없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이방원 역시 분이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혼인도 갈라놓지 못했던 두 사람 사이가 군주에 대한 야망이 있는 이방원의 선택으로 빈틈이 생긴 것. 이제 이방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심지어 형제도 내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철혈군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분이와의 비현실적인 로맨스 역시 막을 내릴 예정. 그동안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이들에게는 이상향이 다른 가치관의 차이라는 큰 벽이 생겼다. 때문에 눈밭에서 어린 아이마냥 눈싸움을 하는 이방원과 분이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순수한 로맨스는 시리도록 아름답고 아팠다.
이방원과 분이는 첫 만남부터 강렬했다. 이방원의 신분을 몰랐던 분이는 이방원을 깨물거나 반말을 하며 치한 취급을 하기도 했고, 분이의 살벌한 전투력에 이방원은 “쟤 너무 낭만적이야”라는 그 어떤 솔직한 마음 표현보다 직설적인 애정 고백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또래 배우인 유아인과 신세경은 귀여우면서도 진중한 이방원과 분이의 사랑으로 ‘낭만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정치 모략이 난무하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숨통이 트이는 로맨스를 펼쳐놨다. 이제 이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이방원의 권력 쟁취기가 그려질 것으로 보이는 바. 이야기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이별일지언정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던 ‘낭만커플’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 달달한 로맨스 장면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