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영웅’ 파이팅!”
자숙기간을 가져온 배우 박시후는 제작발표회의 분위기를 주도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담담하고 겸손했다. OCN 새 드라마 ‘동네의 영웅’을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박시후는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았지만 젠틀맨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만큼 핑계 없이 담담했다.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지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시후가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선택한 ‘동네의 영웅’은 후배의 억울한 죽음의 비밀을 풀려는 전직 정보국 요원이 가난한 취업 준비생, 생계형 부패 경찰과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남몰래 도와 동네의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상처받은 전직 블랙요원이 경찰을 꿈꾸는 비정규직 청년을 만나 그를 비밀요원으로 성장시키며 악에 맞서 싸우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첩보 드라마’를 표방한다.
첩보드라마는 초인간적 인성에 대한 바람의 반영으로 물질적 욕망만을 추구하는 현 시대를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인기가 높다.
백시윤 역을 맡은 박시후는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복수를 꿈꾸는 전직 비밀요원으로, 비정규직 청년 최찬규(이수혁 분)를 요원으로 성장시켜 악에 맞서 싸워나가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그동안 박시후는 주로 중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 활동을 벌이며 간간이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모습이 공개돼 팬들에게 근황을 알렸었다. 그가 ‘동네의 영웅’을 통해 3년 만에 연기를 재개하는 것이어서 기대가 높다. 이미 스타성과 연기력을 검증받은 한류스타이기 때문. 이로 인해 방송 내내 시청률은 물론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박시후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제작발표회 무대에 선 게 거의 4~5년 만이다. 감회가 새롭고 설렌다. 다시 설 수 있게 돼 꿈을 꾸는 것처럼 행복하다. 떨려서 어저께 밤에는 잠을 못 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복귀 시점을 정해놨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곽정환 감독님이 제의를 해주셔서 하게 됐다. 시점에 상관없이 좋은 작품이라서 임했던 것 같다. 좋은 배우, 스태프와 작품을 하고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등산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전국의 모든 산을 다녔을 정도로 등산을 많이 했다”며 공백 기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하는 내내 침착했지만 여유를 잃지는 않았다.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이런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서게 됐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정말 꿈만 같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곽정환 감독도 그에 대한 높은 기대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이 저에게도 굉장히 중요하다. 작품을 연출할 때 많이 고민하는 지점이 대중성과 작품성이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을 많이 한다. 이수혁, 박시후, 조성하 씨의 캐릭터가 최대한 우리 주변에 사는 이웃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면서 촬영을 하고 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시후를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제가 그동안 정지훈, 장혁 씨 등 액션 배우들과 해왔어서 전직 국정원 요원인 백시윤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고민했었다. 요원 백시윤 캐릭터를 박시후 씨가 잘 소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안했다. 요즘 촬영하다가 저도 깜짝깜짝 놀란다. (잘해서)환호를 지르며 행복하게 하고 있다. 스스로 감탄하면서 즐겁게 촬영을 잘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앞서 그는 tvN ‘빠스껫볼’, KBS2 ‘추노’ 등 화제작을 연출했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이 드라마를 선보이게 됐다.
박시후 이외에도 배우 조성하 이수혁 정만식 윤태영 소녀시대 유리 최윤소가 출연을 확정해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먼저 박시후와 가장 많이 호흡하는, 생계형 형사 임태호 역의 조성하는 중후한 매력을 발산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날 조성하는 “올해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작품에 임하게 돼 영광이다. 제가 맡은 캐릭터가 엉뚱한데 마지막으로 엉뚱하게 인사하겠다. 우리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다.
또 경찰이 되고 싶지만 매번 낙방하는 취업준비생 최찬규 역할을 맡은 이수혁은 차가운 이미지가 부각됐던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현실적이고 생활력 넘치는 청년으로 연기 변신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차가운 이미지의 선입견을 깨고 싶은 마음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요즘 현장에서 너무 즐겁다.(웃음) 많이 생각을 안하고 연기를 하고 있는데 워낙 안하던 연기를 하니까 감독님이 제가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오는 줄 아시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연기할 때 저는 편안한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취준생 캐릭터에 대해 “이게 뭔가 싶기도 했다. 최대한 공감이 가게 연기를 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지 않나. 20대 청춘들이 제 캐릭터를 보면서 많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촬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극중 찬규가 ‘동네의 영웅’들을 만나면서 가슴 속 잠재워 있던 열정을 되찾게 된다. 점차 강력한 캐릭터로 성장할 예정이어서, 애잔함부터 통쾌함까지 다양한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만식도 이날 독특한 웃음소리로 기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극중 무표정한 눈빛에 굳게 닫은 입, 표정만으로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원칙주의자 중앙정보국 팀장 정수혁 역을 맡았다.
더불어 윤태영은 뉴욕 한국계 갱단에서 힘을 키워온 재미교포 2세이자, 욕망을 불태우는 사업가 윤상민으로 등장한다. 욕망을 주체하기 힘든 뜨거운 피의 소유자로 그의 섬뜩한 눈빛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의 드라마지만 남녀의 달달한 로맨스도 있다. 보시면서 행복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녀시대 유리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자 바(bar) 아르바이트생 배정연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정연은 고된 아르바이트에도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동네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바탕으로 상상을 펼쳐 시나리오를 써내려간다.
유리는 이날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너무 재미있게 보여서 바로 한다고 했다. 첩보물이라서 해서 저도 액션을 할 줄 알고 수업도 받았다.(웃음) 근데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실망한 부분도 있지만 꼭 하고 싶다는 바람을 어필했다”고 연기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맡은 캐릭터는 작가지망생인데 실제로도 비슷한 나이대를 연기한다. 20대 후반이 현재 취업준비를 하고 있어서 많이들 공감을 하실 것 같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친구를 보는 것 같은 정감을 느끼 실 것 같다.(웃음) 정연이 할 말을 하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부분의 매력을 어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시후 컴백의 관건은 시청자가 그의 복귀를 순순히 받아들일지 여부다. 물론 전망은 희망적이다. 젊은 싱글남을 상대로 다소 과장된 스캔들이 터졌었고 상대방이 고소를 취하하는 등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었다는 동정어린 시선들도 많기 때문이다. 다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하다.
‘동네의 영웅’은 오는 23일부터 매주 주말 오후 11시, OCN과 UXN에서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