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본격적으로 멜로 연기에 나설 때면 유난히 연상의 누님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케미스트리(조합)를 뽐내왔다. 누님들도 무려 김태희, 김희애, 이미연까지 오랫동안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대한민국 대표 미녀들이다. 세 명의 미모의 누님들과 함께했던 작품 속 케미를 살펴보겠다.
◇6살 차이, 김태희♥유아인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
유아인과 김태희는 각각 역사 속 인물인 숙종과 장희빈으로 분했다. 조선 역사상 희대의 악녀 장희빈을 둘러싼 이야기는 역사책으로도 너무나 잘 알려진 내용. 그러나 유아인과 김태희의 케미는 ‘역사가 스포일러(예비 시청자들에게 내용이 미리 알림)다’는 말로 그 재미가 반감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해석된 역사적 인물이 아닌 이순과 장옥정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타 드라마에서는 우유부단한 인물로만 그려졌던 이순은 유아인의 카리스마를 입고 설득력을 높였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이 표현한 사랑이야기는 비극적이면서도 애절하게 표현됐다. 초반 선한 인물로 그려졌던 옥정이 질투에 눈이 멀면서 흑화하게 되고, 이순은 사랑하는 정인을 권력을 위해 내칠 수밖에 없는 비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면서 더욱 여운을 남겼다.
◇19살 차이, 김희애♥유아인
-JTBC 드라마 ‘밀회’(2014)
파격적인 소재, 파격적인 캐스팅이 아닐 수 없었다. 김희애와 유아인은 무려 19살의 나이 차이를 딛고 멜로 연기를 펼쳤다. ‘밀회’에서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던 혜원(김희애 분)은 남편 준형(박혁권 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유아인 분)의 저돌적이고 생기 넘치는 사랑에 흔들린다.
두 사람의 사랑이 주목받은 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불륜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19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두 배우의 케미가 빛났기 때문이다. 절제된 섹시함을 갖춘 연상녀로 변신한 김희애와 저돌적이면서도 순수한 20세 청년으로 변신한 유아인이 마주치는 신마다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됐던 이들의 애정신은 계속해서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남기도 했다.
◇15살 차이, 이미연♥유아인
-영화 ‘좋아해줘’(2016)
김태희, 김희애와 호흡을 맞췄던 유아인은 드디어 자신의 오랜 이상형을 만나게 됐다. 바로 이미연이 그 주인공. ‘좋아해줘’는 대책 없이 '좋아요'를 누르다가 진짜 좋아져 버린 내 생애 가장 설레는 로맨스를 그린 영화.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미연은 악명 높은 스타작가 조경아 역으로 안하무인 한류스타 노진우 역의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다. 둘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로맨스로 변하는 과정이 관전포인트다.
캐릭터는 실제 배우들의 모습을 닮아 있고, 진우가 경아에게 매달리는 관계 역시 실제 배우의 관계성과 맞닿아 보인다. 특히 유아인은 이상형 이미연에 대해 “철부지 어린애처럼 들이대고 있다”며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퍼부었던 바. 진짜 이상형 앞에서 보여줄 유아인의 멜로 눈빛이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유아인의 폭넓은 멜로 소화력을 보면, 이번에도 역시 ‘꿀케미’는 예고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장옥정, 사랑에 살다' 스틸컷, '밀회' 포스터, '좋아해줘'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