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이제 막 종영한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다소 이른 질문일 수 있다.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 거다. 다음에 선보일 신원호 PD·이우정 작가의 차기 '응답하라'는 또 몇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정서를 화면 속에 녹여서 담아낼까.
'응답하라 1994'가 끝났을 무렵만 해도, 3번째 '응답하라'가 나올 것인지에 대한 신원호 PD의 답은 아리송했다. 뭔가 만들긴 만들겠지만, 그게 '응답하라'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는 답변이었다. 그런 신원호 PD가 '응답하라 1988'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응답하라'는 망할 때까지 하겠다"고 발언했다. 결국 20%까지 육박한 시청률로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응답하라 1988'의 성공은, 또 한 번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2개다. '응답하라 1980'과 '응답하라 2002'가 바로 그것. 1980년도라는 시대는 신원호 PD의 디테일로 인해 힘이 실린 케이스다.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응답하라 1988' 0회 '시청지도서'에서 라디오에 표기된 숫자가 1980, 1988, 1994, 1997, 2015 였던 것. 1988, 1994, 1997은 현재 제작된 '응답하라' 시리즈 들이고, 2015년은 '응답하라 1988'의 현재 배경으로 차용된 시대다. 때문에 남은 1980년이라는 숫자가 차기작을 예고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이같은 이야기는 방송과 함께 곧바로 이슈가 됐고, tvN 측 관계자는 해당 추측에 대해서 언급하며 "신원호 PD가 워낙 디테일하게 제작을 하기 때문에 네티즌이 소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제작진에게 이 숫자에 대해 따로 전달받은 이야기는 없다. 그저 작은 소품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을 보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는 말로 에두른 답변을 내놨다. 물론 현재까지도, 이와 관련된 공식 언급은 없는 상태.
1980년과 함께 거론되는 차기작 년도는 2002년도다. 이는 앞서 '응답하라 1994'가 끝나고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시대이기도 하다. 또한 당시 '응답하라 1994' 말미에도 2002년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해 이같은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2002년의 경우, '2002 한일월드컵'이 있던 해였던 만큼, 전 연령대의 추억과 공감대가 녹아있는 년도. 또 '응사'에서도 정우와 고아라가 월드컵 시즌에 결혼을 했던 장면이 등장했던 만큼,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종종 등장한 타 시리즈 시대 연결고리 만들기도 수월하다.
물론 아까도 말했듯 '응답하라' 제작진은 이제 막 3번째의 시리즈를 끝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응칠'이 2012년 7월, 1년 3개월 뒤인 2013년 10월 '응사', 그리고 그로부터 2년 1개월 뒤인 2015년 11월 '응팔'이 방송된 만큼, '응답하라' 4번째 시리즈는 오는 2017년께나 방송이 될 가능성이 짙다. 그렇지만 그때까지 또 이렇게 다음 시즌을 짐작해 보며, 그 동안의 '응답하라' 시리즈를 곱씹어 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갈 게 분명하다. 혹, 당장 4번째 시리즈가 부담스럽다면, 이전 시리즈들의 아쉬웠던 부분을 제작진이 스핀오프 형식으로 새롭게 다뤄보는 방식도 권해본다. / gato@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9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