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4’가 4개월에 가까운 대장정을 마쳤다. 2012년 12월 방송을 시작해 시즌4까지 방송된 ‘히든싱어’는 이번 시즌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제 지겹다”라는 반응이 있긴 했지만 시즌4는 또 JTBC 예능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송에서 만나기 힘든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높은 화제성을 보이기도 했다.
‘히든싱어4’의 조승욱 CP가 무려 4년 동안 러브콜을 보낸 ‘노래의 신’ 임재범을 비롯해 고(故) 신해철, 보아, 김진호, 민경훈, 이은미, 소찬휘, 김정민, 김연우, 신지, 거미, 변진섭 등 만나고 싶었던 가수들이 출연, 시청자들의 귀를 호강시켜줬다.
매 시즌이 그러했지만 시즌4는 특히나 제작진에게는 쉽지 않았다. 시즌4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또 12명의 원조가수 라인업이 완성됐고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시즌4를 끝낸 ‘히든싱어’를 향해 벌써부터 시즌5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조승욱 CP에게 시즌4 종영 소감과 시즌5에 대해 물었다.
- 시즌4를 끝낸 소감이 어떤지?
▲ 파이널 결승 생방송 전날 몸살이 났다. 끝날 때쯤 되니까 몸살이 나더라. 내 몸도 ‘히든싱어4’를 떠나보내는 의식을 치른 것 같다. 지난해 여름부터 계속 바쁘게 달려온 것 같다. 가을부터는 토요일에 한 번도 쉬지 못했다.
- 시즌4가 지난 시즌에 비해 “힘이 빠졌다” 등의 반응이 있었는데 시즌4에 대해 평가하자면?
▲ 제일 우려했던 게 그런 반응이었다. 시즌제라는 게 세 시즌 이상 갈 때까지 잘 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미드(미국드라마)도 시즌3가 지나면 재미가 떨어지는데 시즌제 예능을 보면 상승 그래프를 그리는 게 쉽지 않다. 그런 것 때문에 시즌을 반복할수록 내리막길이 아닐지, 시즌3까지 섭외를 다 하지 못하고 끝내고 시즌4의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을지, 시즌4로 명성을 확 깎아 먹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시즌4까지도 잘 이어져 온 것 같다. 시즌4 라인업이 잘 이뤄져서 한 편 한 편 더 정성껏 만들어진 것 같다. 참 다행이다.
- 시즌4에 대한 성과를 짚어보자면?
▲ 시즌4가 잘된 것 같다. 보아도 시즌1부터 하고 싶었던 가수였다. 2000년대 10~20대였던 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가수다. 그리고 누구보다 여자팬이 많고 할 이야기도 많고 따라 부르는 친구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고 시즌4가 되서야 할 수 있었다. 또한 2000년대 양대 산맥이었던 민경훈과 김진호를 하고 고(故) 신해철 편까지 해서 초반에 스타트를 잘 연 것 같다. 한 시즌 하다보면 들쭉날쭉 하기 마련이고 ‘히든싱어’ 특성상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한회가 완결이 되서 그게 힘든 부분이긴 했지만 다른 시즌에 비해 모든 회들이 고르게 잘 이뤄졌던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출연자들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시즌4까지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쌓여서 집중되게 잘 만들어갔다.
- ‘히든싱어’가 매 시즌 잘 되고 있긴 하지만 매 회 특집처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어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있을 것 같은데?
▲ 다른 프로그램도 그런 요소가 있겠지만 ‘히든싱어’가 제작진이 밤새서 노력한다고 해도 잘된다는 보장성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음악 예능프로그램은 가수들이 자기 방식대로 노래만 잘 부르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그런 포맷인데 우리는 모창자들이 기준점이 되는 원조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감정까지도 따라 불러야 되는데 그게 매번 잘 되기가 쉽지 않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의 눈높이나 듣는 귀의 수준이 높아지는데 그런 걸 어떻게 만족시킬까 그런 게 좀 어려웠다. 그런 게 좀 힘들었다.
‘히든싱어’가 유난스러웠던 프로그램인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값진 순간이 나와서 다행이다. 고통만큼의 열매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더 힘들었겠지만 힘든 시간이 있던 만큼 아름답고 좋은 순간도 이었기기 때문에 괜찮다.
- 시즌제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4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매너리즘에 빠진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 시즌제라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보다 매너리즘에 덜 빠질 수 있게끔 해주는 것 같다. 시즌이 끝나면 휴지기를 갖는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음도 가질 수 있고 제작진이나 작가들도 바뀌는 것도 매너지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경계는 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 그런 매너리즘이 보였을 수도 있겠다.
- 앞서 시즌과 달리 다음 시즌에 대한 얘기가 빨리 나왔는데? 지금부터 생각하고 있는 건지.
▲ 시즌4 겨우 끝냈으니까 정리하는 시간이다. 시즌5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 최소한 12명의 가수를 라인업에 채워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럴만한 구체적인 그림도 아직 안 그려지고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시즌3를 끝내고 그동안 못했던 가수들을 모아서 힘들게 시즌4를 했다. 시즌4에는 모창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가수들이 나왔다. 미뤄놓은 숙제들을 한 거다. 막판까지 긁어서 한 거다. 또 한 시즌 꾸리려면 라인업의 주축이 될 만한 섭외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즌4까지는 매년 초반 일 년에 두 번도 하고 달려왔지만 다음 시즌은 섭외라든지 제작여건이 무르익었을 때 돌아와야 하는 것 같다.
시즌제에 대한 폐해나 매너지름에 빠지지 않으려면 잘할 수 있을 때 와야겠다. 관성적으로 ‘몇 달 지났으니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재능 있는 신인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원조가수라는 존재가 있어야 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팬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좋은 포맷이고 그걸 채울 수 있는 재료가 준비됐을 때, 시청자들이 원할 때 돌아올 거다.
- 시즌5에는 전인권을 비롯해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을 원조가수로 섭외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 시즌1부터 섭외를 시도했던 사람들 중에 못해서 아쉬운 사람들이 있다. 전인권, 지드래곤, 태양, 박효신, 이승철, 이소라, 비, 싸이가 있는데 계속 섭외하지 못했던 가수들 중에 임재범을 시즌4에 했었고 지금껏 섭외하지 못했던 가수들 중에 반 정도 마음을 돌리고 출연한다면 그때가 시즌5가 돌아오는 때가 될 것 같다.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 더더욱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
- 거의 4년 동안 ‘히든싱어’ 한 프로그램만 해서 다른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 같은데?
▲ 시즌5는 다른 제작진이 해도 될 것 같다. 한 프로그램을 한 PD가 계속 하기도 하는데 제작진이 바뀌었을 때 새로운걸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즌5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고 그리울 것 같다. ‘히든싱어’를 오래해서 다른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다. 일단은 좀 쉬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다른 프로그램을 좀 해보고 싶긴 하다. 언제 할지는 생각해봐야겠다. /kangsj@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GD&태양), 젤리피쉬(박효신),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