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무차별적으로 국내 예능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베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히든싱어4’도 예외는 아니었다. ‘히든싱어’ 포맷이 중국에 판매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라 표절 프로그램이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알고 보니 ‘히든싱어’를 그대로 베낀 예능이었다.
중국에서 ‘히든싱어’를 그대로 베낀 짝퉁이 창작물인 것 마냥 활개를 치고 다녔다. 거기다 짝퉁은 당당하기까지 했다. 중국의 ‘히든싱어’ 표절은 지난해 11월 중국의 매체 시나닷컴의 보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동방위성TV ‘음장적가수(藏的歌手)’가 ‘히든싱어’를 표절했지만 동방위성TV의 주결 시장마케팅부 부부장은 ‘음장적가수’가 본토 창작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고 한국 측과 판권쟁의가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JTBC 측은 ‘히든싱어’가 중국의 다른 방송사와 판권 관련 계약이 돼있는데 무단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대응의 뜻을 밝혔다.
‘히든싱어4’의 조승욱 CP는 중국에서 ‘히든싱어’를 표절한 것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 똑같이 베끼고 아니라고 하는 뻔뻔함도 황당했다. 이제 곧 정식으로 ‘히든싱어’ 중국 버전 녹화를 시작한다. 아무래도 ‘히든싱어’ 판권을 사서 방송을 준비한 쪽에서 답답했을 것 같다. 정식으로 권리를 사서 의욕적으로 준비해보려고 했는데 짝퉁이 나오니까 JTBC가 항의하고 중국에서 정식 계약한 화책미디어에서도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서 ‘무한도전’ 등의 국내 예능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중국도 과도기다 보니까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긴 하지만 베끼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승욱 CP는 ‘히든싱어’ 짝퉁 영상을 보기도 했다. “영상 일부 봤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CG 자체도 비슷하더라. 안타까운 건 짝퉁 ‘히든싱어’에 한국 스태프들이 있다고 하더라. 본인들도 ‘히든싱어’를 표절하는 걸 알 텐데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또한 “‘히든싱어’ 중국판이 잘 돼야 짝퉁이 발을 못 붙일 것 같다. 누가 봐도 베낀 프로그램이 버젓이 방송되고 있는데 크게 바뀌지 않으면 올해도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국내 문제가 아니라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과 달리 태국과 베트남은 정식으로 ‘히든싱어’ 포맷을 구입해 제작,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태국판, 베트남판 ‘히든싱어’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조승욱 CP는 “방송 다음 날 ‘히든싱어’ 얘기만 한다고 하더라. 잘 돼서 기분 좋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JTBC는 NBCU의 자회사인 유니버셜 미디어 스튜디오즈 인터내셔널(Universal Media Studios International, 이하 UMSI)과 ‘히든싱어’의 글로벌 포맷 판매와 해외판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북미판 제작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조승욱 CP는 “영미권 가수들의 방송활동이 거의 없어서 출연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언젠가 꼭 미국에서 ‘히든싱어’가 방송되는 걸 봤으면 좋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