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예능대부다. 개그맨 이경규가 등장만 하면 빵빵 터지는 웃음이 존재한다. 현역에서 3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이경규는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 강호동도 존경하는 관록의 예능인이다. 비록 최근에는 이렇다할 대표작을 만들지 못했지만, 다시 시작될 그의 활약과 반격은 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이경규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예능총회' 특집에 출연해 배꼽 잡는 재미를 만들어냈다. MBC 연예대상 김구라,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인 유재석은 물론 김영철, 박명수 등 내로라하는 예능인들을 호령하는 이경규에 안방 시청자들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방송마다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녹화는 빨리 끝나야 한다"부터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를 향한 "'응답하라 이경규' 한 번 하자"는 간곡한 외침까지, 이경규가 입을 열었다하면 빵빵 터지는 웃음이 생겨났다.
호통 개그의 원조인 이경규는 모든 토크를 자신의 이야기로 귀결시키는 능력자 중의 능력자. 특히 말이 안 된다 싶을 정도의 막무가내식 토크와 독한 디스 개그는 이경규기에 가능했다. 지난 해 SBS '연예대상' MC 맡았을 당시 이경규는 자신이 한 해 동안 그만뒀던 프로그램을 차례로 언급하며 2016년에는 더 열심히 활동할 예정임을 밝혔다.
그는 "올해 프로그램 3개가 없어졌다. '아빠를 부탁해'만 없어지지 않았으면 대상은 거의 확정적이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는 한편 "내가 왜 MC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셀프 디스를 해 모두를 웃게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대상 욕심을 드러냈는데, 이경규의 개그적 매력은 이 같은 자기 희생에서 비롯된다.
1981년 제 1회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연예계의 발을 들인 이경규는 올해 36년차 개그맨이 됐다. 누구보다 빠른 감각과 남다른 개그감으로 '몰래 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상파 연예대상 트로피 8개를 품에 안았다. MBC에서만 6번을 수상, 최다수상자로 기록되고 있으며 유재석, 강호동과 함께 방송3사 연예대상 그랜드슬럼을 달성하기도 했다.
비록 지난 해 SBS '붕어빵', '아빠를 부탁해'가 폐지되고 '힐링캠프'에서 하차하긴 했지만, 이경규의 2016년은 그 누구보다 밝기만 하다. 먼저 오는 2월 설 연휴 MBC '몰래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기 때문. 이 '몰래 카메라'는 JTBC '아는 형님'에서 다시 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꼽힌 바 있으며, 이경규를 톱 예능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기에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능 후배들은 이제는 MC가 아닌 패널로도 출연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며 의욕을 드러낸 바 있는 이경규를 '올해의 예능 유망주'로 꼽았다. 그만큼 이경규가 올 한해 예능계에서 더 큰 활약을 할 것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몸 사리지 않는 예능감과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예능 대부' 이경규가 2016년에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길 기대해본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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