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데, 믿고 보는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가 왔다. 배우 장나라의 로맨틱 코미디는 안방극장을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MBC 새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이 지난 20일 첫 방송을 했다. 시청률은 신통치는 못 하나 일단 재밌다는 반응이 많아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흥미롭다. 1세대 여자 아이돌그룹인 엔젤스 멤버들의 사랑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퇴물 아이돌이자 현재 재혼 전문 회사 대표인 한미모(장나라 분)가 있다. 미모는 엔젤스 멤버 중 유일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톱스타인 구슬아(산다라 박 분)에게 밀려 남자친구도 빼앗기고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인 송수혁(정경호 분)과 술김에 혼인신고를 하는 낭패를 겪는다.
이야기는 미모와 수혁이 혼인신고 후 사랑을 만들어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을 예정. 분위기는 유쾌하다. 장나라 특유의 망가지면서도 뭉클한 감성을 자극하는 감정 연기가 드라마를 너무 가볍지 않게 만들었다. 새로울 것이 없는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빠르고 경쾌한 전개가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2001년 데뷔 후 로맨틱 코미디에서 캔디 역할을 싹쓸이 했던 장나라. ‘명랑소녀성공기’, ‘내 사랑 팥쥐’, ‘웨딩’, ‘동안미녀’,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 그가 출연해 성공한 작품들은 모두 로맨틱 코미디였다. 장나라가 웃기고 짠한 이야기, 장치와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그랬다. 씩씩한 캔디이자 발랄하고 긍정적인 매력을 갖춘 주인공들을 내세운 드라마였지만 시청자들은 언제나 응답했다.
초반 어느 정도의 부침이나 어려움이 있지만 결국 일적인 성공과 사랑을 일궈내는 이야기, 장나라의 로맨틱 코미디가 가진 기본적인 전개인데 이번에도 한물 간 아이돌 스타의 일과 성공 재기가 큰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뻔하지만 시청자들이 언제나 선호하는 이런 이야기는 장나라의 특기이자 장기다. 어떻게 보면 연기 변신을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늘 안정적인 선택만 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시청자가 이런 웃기고 귀여운 장나라를 원하는데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을 터.
더욱이 장나라는 자신의 장기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는데 최적화된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 웃음과 눈물을 쏙 빼놓는 공감을 일으키는데 충분한 연기력으로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로맨틱 코미디가 가능한 배우다.
이번에는 결혼에 한 번 실패했지만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미모를 연기한다. 장나라가 곧잘 연기했던 어리러리하고 답답한 구석은 없다. 남자에게 차인 후 당당하게 음식물을 던질 줄 아는 여자고, 싸움닭 체질로 상대를 한 방에 기죽이는 독설을 할 수 있는 여자다. 물론 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속내를 여린 구석이 많은 미모이지만 말이다.
일단 이 드라마는 장나라가 꾸려가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역시 흥미를 자극한다. 또 다른 엔젤스 멤버인 유인나, 서인영, 유다인이 펼칠 사랑 찾기 역시 부수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한 번 더 해피엔딩’은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가 워낙 고정 시청자층이 탄탄해 앞지르긴 쉽지 않아 보이나, 안정적인 상승세는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는 기본 이상을 갖추고 있다.
한편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첫 방송된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전국 기준 5.2%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SBS ‘리멤버’(15.1%), KBS 2TV ‘객주’(10.8%) 등에 밀려 수목드라마 3위를 했다. / jmpyo@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