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상·하반기 드라마 트렌드가 ‘다중인격’과 ‘남편 찾기’였다면, 2016년에는 높은 완성도와 퀄리티를 자랑하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유행할 전망이다. 송중기와 송혜교라는 톱스타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태양의 후예’부터 이영애의 11년 만의 복귀작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사임당’까지, 어떤 드라마를 봐야할지 벌써부터 고민될 정도다.
사전제작 드라마란 말 그대로 기획 단계부터 촬영까지 모든 단계를 마친 이후 방영하는 작품을 의미한다. 일명 '생방송 드라마'라 불리는 기존의 드라마 시스템과 달리,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전제작 드라마는 방송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기도 한다. 본래 쪽대본, 생방송 촬영과 같은 열악한 조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촉박한 촬영 스케줄 상 국내에서 사전 제작이라는 것은 고려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이 동영상 사전 심의를 도입하며 많은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사전제작 시스템을 택하게 됐다. 중국이 해외 온라인 동영상에 대한 사전 심의를 강화하며 한국에서 방송 종료 이후 중국에서 정식으로 방영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됐기 때문. 이렇게 될 경우 드라마의 흥행 기회를 놓쳐서 판권 가격이 떨어지게 되거나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는 만큼 캐스팅 또한 화려하다. 송중기·송혜교부터 이영애, 김우빈·수지까지 2016년의 방송가를 들썩이게 할 사전제작 드라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KBS 2TV ‘태양의 후예’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의 제대 후 첫 복귀작이라는 점과 송혜교와의 만남으로 일찍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각각 낯선 땅 극한의 환경에 처한 특전사 소속 해외 파병팀장 유시진과 매력적인 의사 강모연으로 분해 로맨스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전작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을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김은숙 작가와 ‘비밀’, ‘연애의 발견’ 등의 다수의 작품들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입증한 바 있는 이응복 PD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태양의 후예’는 지난 12월 30일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로, ‘객주’ 후속으로 오는 2월 24일 첫 방송된다.
2. 이영애·송승헌의 SBS ‘사임당’
‘사임당’은 이영애와 송승헌의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3년 방송됐던 ‘대장금’ 이후 가정과 육아에 충실했던 이영애가 11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자, 이름만으로도 여심을 흔드는 원조 한류스타 송승헌과의 첫 호흡이기 때문.
더불어 조선시대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해석해 그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다는 내용 자체도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상 이영애를 비롯한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 도전 역시 ‘사임당’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8월부터 촬영에 돌입한 ‘사임당’은 올 하반기 방송된다.
3. 김우빈·수지 주연의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
그야말로 대세 스타들의 총출동이다. 광고부터 드라마, 영화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우빈과 수지가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만나게 된 것.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각각 전작 ‘상속자들’과 ‘구가의 서’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우빈과 수지가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해 눈길을 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고맙습니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미안하다 사랑한다’, ‘참 좋은 시절’ 등의 작품에서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를 뽐냈던 이경희 작가가 입혀주는 옷을 입은 김우빈과 수지의 모습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1월 첫 촬영을 시작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올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이준기·아이유의 SBS ‘보보경심:려’
동명의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보보경심:려’는 우선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준기를 필두로 강하늘, 홍종현, 백현, 남주혁, 지수가 출연을 확정지으며 ‘꽃황자 군단’을 결성한 것. 여기에 ‘프로듀사’, ‘최고다 이순신’ 등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아이유가 타임 슬립으로 고려시대로 가는 여주인공 해수 역을 맡아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나선다.
또한 ‘보보경심’은 중국에서도 드라마로 만들어져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에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는 이번 작품이 한류 스타들의 출연과 더불어, 성공적으로 역수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보경심:려’는 올 하반기 방영된다.
5. 박서준·박형식·고아라의 KBS 2TV ‘화랑:더 비기닝’
박서준, 박형식, 고아라의 청춘 스타들로 성공적인 캐스팅을 마친 ‘화랑:더 비기닝’은 이중 가장 마지막으로 사전제작 드라마 열풍에 합류했다. 드라마 사상 최초로 신라시대 화랑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낳은 ‘화랑:더 비기닝’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알려진 유력 미디어그룹 LETV에 최고수준의 금액으로 선판매되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설레는 삼각관계 로맨스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화랑:더 비기닝’은 올 상반기 촬영을 시작해 7, 8월경 방영을 목표로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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