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이 ‘몰래 카메라’를 방불케하는 사기극으로 유오성을 완벽하게 속였다. 라스트 10분을 장식한 사기극은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고, 장혁의 기지를 빛나게 만들었다. 고구마 전개에 목이 메었던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사이다 전개를 맛봤다.
KBS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는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장혁)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봉삼의 장사 이야기보다 그를 둘러싼 여자 이야기, 그를 질투하는 세력들의 방해 공작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에 시청자들이 볼멘 소리가 냈던 것도 사실.
하지만 21일 방송에서는 봉삼의 통쾌한 활약이 보여지며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특히 후반에 등장한 소개(유오성) 패거리를 속이는 봉삼의 모습은 소름끼치는 반전의 묘미까지 선사했다.
이날 월이(문가영)는 석주(이덕화)의 부탁을 받고 석주의 전 재산이 적힌 어음을 봉삼에게 전달하러 간다. 석주가 자신의 재산을 봉삼의 아들 유수에게 남겼던 것. 이 사실을 안 겸호(임호)는 전국에 월이 수배령을 내렸고, 월이는 만치(박상면)를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
만치는 월이를 변장시켜 봉삼을 찾으러 가고, 그 사이 소개와 구범(김일우)은 월이를 잡으면 대행수를 시켜준다는 말에 월이 찾기에 혈안이 된다. 소개는 산 속에서 결국 월이와 마주치고, 만치와 한참 대치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산적들이 들이닥친다. 산적은 소개 패거리를 나무에 묶고, 월이가 가지고 있던 어음은 “쓸모없는 종이조각”이라고 불에 태운다. 소개는 이를 보면서 안타까움에 몸서리를 쳤다. 산적들은 월이는 기생으로 팔겠다고 납치해서 사라진다.
하지만 월이가 찾아간 곳에는 놀랍게도 봉삼이 기다리고 있었다. 봉삼 역시 월이가 수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그녀를 도우려 했던 것. 봉삼은 “이렇게 해야 소개를 속일 수 있다”며 작정하고 사기극을 벌인 사실을 밝혔다. 월이는 석주가 남긴 어음을 봉삼에게 보여줬고, 봉삼은 천만냥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봉삼은 사람을 시켜 산적놀이를 하며 월이 찾기에 혈안이 된 소개와 구범을 깜쪽같이 속였다. 시청자들 역시 가짜 어음이 불탈 때 소개처럼 안타까워했던 터라 예상치 못한 반전 상황에 놀라움과 함께 통쾌함을 느꼈다. 이날 일본에 쌀을 밀반출하는 현장을 고발하기도 한 봉삼. “장사치이기 전에 조선인이다”고 울분을 토하는 장면 역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 반전으로 오랜만에 통쾌한 활약을 보여준 봉삼. 정도를 걷는 대행수의 모습이 몹시 기다려진다. / bonbon@osen.co.kr
[사진] ‘장사의 신-객주 2015’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