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나라가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에서 ‘돌싱’을 넘어 ‘싱글족’들의 격한 공감을 자아내는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장나라는 지난 2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연출 권성창) 2회에서 ‘나홀로족’들이 겪는 공허한 심정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이 시대 싱글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극중 미모(장나라)는 수혁(정경호)과 술김에 한 혼인신고가 접수가 안됐다는 것을 알고 안도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길, 가정법원을 발견하고선 판사의 한 마디로 너무나 간단하게 마무리됐던 전남편 승재(김사권)와의 이혼을 떠올리며 씁쓸해했다. 이어 미모는 이혼 직후 홀로 남겨진 집에서 눈물을 쏟아냈던 과거를 회상, 시청자들을 짠하게 했다. 이후 미모는 5년 만에 재회한 승재가 자기 생각만 맞다고 고집하는 미모의 성격을 이혼 사유로 꼽자, 충격을 받고 할 말을 잃은 모습으로 애잔함을 더했다.
또한 미모는 상상하지 못했던 싱글의 처참한 현실과 마주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간간히 인사를 주고받던 이웃 주민 ‘골드 미스’ 경현(레이양)이 혼자 집에서 치킨을 먹다 뼈가 목에 걸렸지만, 구해줄 사람이 없어 끝내 질식사한 사실을 알게 됐던 것. 그러자 미모는 경현과 다를 것 없는, 홀로인 자신의 처지에 초조해했고, 급기야 반신욕을 하다 갑작스런 어지럼증이 몰려오자 동미(유인나)에게 전화를 걸어 모닝콜로 안부 확인을 부탁했다. 싱글들이 흔히 겪는 빈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했다.
결국 밤사이 이석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미모는 자신을 제외한 주변 환자들이 각자 보호자와 함께 잠든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혼자의 외로움을 체감했다. 이에 처연한 표정으로 멍하니 주위 환자들을 둘러보던 미모는 “서른 넷. 열한 번의 적지 않은 연애 경력과 한 번의 법적인 결혼.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내 옆에는 아무도 없다”라는 속마음을 독백했던 터. 보살펴줄 사람 없이 오롯이 홀로 해결해야하는 ‘나홀로족’들의 설움과 공허함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날 방송 엔딩에는 솔로의 비애를 절실히 느끼던 미모가 슬립 차림인 자신에게 의사 가운을 입혀주고, 다정다감하게 이석증을 치료해준 의사 해준(권율)과 재혼을 결심하는 장면이 담겨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했다. 하지만 해준은 미모와 수혁의 ‘취중 혼인신고 소동’에서 증인을 선 장본인이자 수혁의 절친. 과연 미모는 해준과 새로운 로맨스로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향후 미모와 수혁, 해준의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호기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회 분에서 파격적인 코믹 연기로 호평을 얻었던 장나라는 이 날 방송에서는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진 열연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장나라가 극중에서 공허함을 겪는 미모의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것. 장나라의 구멍 없는 열연 릴레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