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봇소리'에서 원톱 주연으로 흥행에 도전하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 이성민을 예능에서 보는 것이 즐겁다. 진중한 얼굴로 엄숙하기까지한 말투지만 빵빵 터지는 포인트를 아는 센스가 있다. 시청자들과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듯한 그의 예능감에 드라마와 영화뿐 아닌 예능에서도 그의 얼굴을 자주 보고 싶어진다.
이성민은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 연기 중독자라는 타이틀로 출연해 아내와의 풀 러브스토리와 그의 절친한 후배 배우들에 대해 털어놨다.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는 그의 듬직한 매력을 발견하기에 충분했다. 이성민은 과거 연극을 하면서 배고픈 시절을 겪었다. 당시 안무가로 현 아내와 인연을 맺었고, 아내의 적극적인 성격으로 결혼까지 골인하게 됐다고.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돈이 없어 힘들었던 시절을 전하다 보니 분위기는 엄숙하기 마련. 그러나 예능프로그램답게 이성민은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MC들이 타박하자 “그렇게 쉽게 임신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
특히 그의 별명 중 하나인 ‘시바신’도 그 이름만으로 웃음을 터지게 했다. 시바신은 파괴의 신으로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드라마에서 입모양으로 욕을 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민은 “대사가 너무 많았는데 수많은 NG 끝에 OK가 된 순간 욕이 나왔다. 다시 할 수 없었고 오디오도 안 들리고 입모양은 편집될 줄 알았는데 방송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연기와 어쩐지 어울리는 별명이라 하겠다.
앞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광희의 1일 연기 스승으로 등장했던 이성민은 이날 ‘해피투게더3’에서도 김나영, 정주리, 박명수 등에게 연기 교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광희와도 그랬지만 유난히 연기를 지망하는 비 전문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조합)이 넘치는 그였다. 발연기를 할수록 답답함을 토로하는 모습이 예상 밖의 재미를 주기도 했다. 그의 신들린 연기와 발연기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고, 김나영과 정주리의 연기에 아낌없는 격려를 쏟는 모습도 자상한 선배다움도 보였다.
이처럼 아직 예능프로그램을 모르는 그였기에 진중한 얼굴로 예상치 못한 행동과 입담이 웃음 포인트가 됐다. MC들이 놀리는 대로 당황해하고, 딸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은 그는 딸이 가장 예쁜 순간으로 잠잘 때를 꼽거나, 아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대본을 보는 것처럼 아래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도 신선한 웃음을 줬다. 이는 그를 예능에서도 더 자주 보고 싶은 이유가 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