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 거야’가 다음 달 첫 방송을 앞두면서 SBS 예능프로그램의 연쇄 변동 가능성이 생겼다. 5년 장수 토크쇼 ‘힐링캠프’는 저조한 화제성과 시청률로 인해 폐지 위기에 놓였고, 지난 해 신설 후 SBS 예능의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새 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 도대체 몇 번이나 자리를 옮겼는지 세기도 힘든 ‘웃찾사’는 또 다시 이삿짐을 꾸려야 한다.
SBS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지난 해 폐지됐던 주말 오후 9시대 드라마가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 거야’를 시작으로 다시 신설되면서 그 자리를 채우던 예능프로그램 2곳이 길을 잃었다. 일단 ‘동상이몽’과 ‘웃찾사’는 폐지가 아닌 편성 변경이다. ‘동상이몽’은 유재석과 김구라를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시청자 고민 해결 프로그램이다. ‘웃찾사’는 KBS 2TV ‘개그콘서트’와 함께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라 폐지 논의 자체가 없다.
두 프로그램 중 덩치가 상대적으로 크고 이동 변수가 많은 프로그램은 ‘동상이몽’이다. 유재석과 김구라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이 워낙 많아 이동할 수 있는 자리가 몇 개 없다.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11시대가 두 사람이 동시간대 출연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다만 월요일은 ‘힐링캠프’가 5년째 버티고 있는 자리. 최근 고전 중이라 폐지 혹은 편성 이동을 해야 빈자리가 생긴다. 일단 SBS는 폐지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힐링캠프’가 월요일 오후 11시대를 지키기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 금요일 오후 11시대는 케이블 예능이 힘을 발휘하고 있어, 아무리 유재석과 김구라의 '동상이몽'이라고 해도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 지상파 평일 예능프로그램의 힘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월요일 시간대는 '동상이몽'이 경쟁력이 있다는 게 SBS 내부의 분위기다. 결국 경쟁력이 있는 시간대에 센 프로그램인 '동상이몽'을 집어넣어 확실히 이 시간대를 잡으려는 게 '힐링캠프'가 존폐기로에 놓인 이유다.
특히 ‘동상이몽’은 SBS 내부적으로 금요일 오후 11시대보다는 월요일 오후 11시대가 프로그램 성향상 적합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웃찾사’는 사실상 시청률보다는 화제성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어 자체 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 시간대 고민에 한발짝 떨어져 있다. 결국 ‘힐링캠프’를 월요일 오후 11시대에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다른 요일로 이동할 것이냐, 나아가 프로그램을 없앨 것이냐를 두고 SBS의 복잡한 계산이 계속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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