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토크쇼는 이대로 무너지는 것일까? 오랫동안 수많은 게스트와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SBS 월요일 심야 간판예능 '힐링캠프'가 구설수에 휘말렸다. 느닷없이 터져나온 갑작스러운 폐지설 때문이다. 메인MC 김제동이 훈훈한 입담으로 힐링을 이끄는 모습을 더 이상 볼수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힐링캠프'의 폐지설은 22일 한 매체의 보도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힐링캠프'는 폐지되고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월요일 오후 11시대를 책임지게 된다.
이에 대해 SBS의 한 관계자는 OSEN에 "현재 예능 개편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을 내놓았다.
현재 SBS는 편성 변경이 필요한 상황.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가 다음 달 첫 방송되면서 주말 오후 8시45분에 방송되던 프로그램의 이동이 필요하다. 토요일은 '동상이몽', 일요일은 '웃찾사'의 이동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상황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프로그램이 '힐링캠프'인 것으로 보인다. 2011년 7월 18일 첫 방송을 한 '힐링캠프'는 지난 해 7월 기존 MC 이경규와 성유리가 하차하고 김제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를 선보였다. MC 김제동의 주특기인 콘서트형 토크쇼를 하게 된 것.
변화를 꾀한 '힐링캠프'는 기존의 신변잡기적 에피소드들 보다는 인생에 대한 스타들의 고민을 주로 다루며,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제동이 499명의 방청객들과 초대된 게스트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고, 한층 의미있고 공감대가 커진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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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존폐위기에 몰린 것은 역시나 시청률 때문이다. 현재 '힐링캠프' 뿐 아니라 평일 시간대 예능은 케이블 채널, 종편 채널 등 경쟁자들의 선전과 뉴미디어의 발달로 눈에 띄게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이는 시청률 추이에서도 드러나는데, '힐링캠프'의 경우 3~4%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낮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최근 저조한 시청률에 시달렸다고는 하나 '힐링캠프'는 예능계 얼마남지 않은 장수 토크쇼 중 하나다. 유명인들과의 의미있는 대화로 유익하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 온 이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스타', KBS '해피투게더' 등과 함께 SBS를 대표하는 토크쇼로 인정을 받아왔다. 비슷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많고, 유행에 따라 급격하게 바뀌는 방송환경이지만, 토크쇼는 토크쇼 만의 미덕이 있다. 과연 '힐링캠프'는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혹은 또 한 번 변화를 하게 될까? SBS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