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최초로 900만 관객을 넘겼다. 이는 영화 '친구'의 비공식 기록을 깬 성적이다.
22일 '내부자들' 측에 따르면 이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결과 이날 오후 3시 30분께 9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본편과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스코어를 합한 기록이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로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의 호연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본편에 들어가 있지 않은 50분 가량의 분량이 더해진 감독판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19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가 남긴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영화 '베테랑'에 이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고, 부패한 권력층에 시원한 복수를 펼치는 내용이 관객들에게 큰 호소력을 갖는다는 것을 다시 입증한 점이 뜻 깊다. 트렌드에 민감한 충무로인 만큼, '내부자들'이 앞으로 나올 영화들의 내용이나 장르에 미칠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일명 청불 영화도 천만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영화의 작품성과 흥행을 놓고 수위를 고려할 때, 아무래도 낮은 관람등급을 받는 영화가 흥행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내부자들'은 영화가 가진 힘만으로 이 같은 한계를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기파 배우들의 티켓 파워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점에도 의미가 있다. 영화 '협녀'의 흥행 실패로 주춤했던 이병헌은 이 작품을 통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고, 완벽하게 부활했다. 오랫동안 뮤지컬에만 매진했던 조승우도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를 통해 '대세 스타'로 다시 떠올랐고, 백윤식 역시 불굴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대배우의 품격를 보여줬다.
더불어 '내부자들'은 재밌는 유행어도 많이 남겼다. 극 중 무식한 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던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 할까?"라는 대사나, 부패 언론인 이강희(백윤식 분)의 성격을 드러낸 "이런 곰같은 여우를 봤나?" 등의 대사는 많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줬다. 여러 차례 패러디가 되기도 했던 이 대사들은 앞으로도 회자될 명대사로 손꼽힐 전망.
한동안 '내부자들'이 만든 기록은 깨기 어려운 '넘사벽'으로 남을 예정이다. 현실적으로 천만 영화까지 바라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천만 보다 의미가 깊은 900만 기록이라는 점에 박수를 쳐줄만하다. /eujenej@osen.co.kr
[사진] '내부자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