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예슬이 ‘마담 앙트완’으로 그간 선보였던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 캐릭터와는 다른 새로운 ‘로코녀’로 탄생했다. 이번에 한예슬의 로코는 리얼함을 더했다. 과장되거나 엽기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서 볼 법한 캐릭터다.
지난 22일 JTBC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 연출 김윤철) 1회분에서는 ‘가짜 점쟁이’ 고혜림(한예슬 분)과 ‘임상심리전문가’ 최수현(성준 분)이 한 건물에서 만나 티격태격 인연이 시작되는 내용이 그려졌다.
한예슬이 ‘마담 앙트완’에서 맡은 역할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콜드리딩(cold reading)’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가짜 점쟁이 고혜림. 점괘는 모두 가짜지만 타고난 심리파악의 달인이자 남다른 ‘촉’을 가진 예감 능력으로 사람들의 사연을 척척 꿰뚫어 보며 상처를 치유하는 어메이징한 실력을 가진 캐릭터다.
이날 방송에서 한예슬의 캐릭터와 연기를 보면 특유의 발랄함과 통통 튀는 매력은 유지하되 좀 더 현실적인 면을 더한 모습이었다. 그간 한예슬이 출연한 ‘환상의 커플’, ‘스파이 명월’, ‘미녀의 탄생’을 보면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한예슬이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대로 ‘애니매틱’한 부분이 강조된 캐릭터들이었다.
‘마담 앙트완’도 어딘지 판타지적인 면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그동안 한예슬이 연기한 로코 캐릭터와는 조금 다르다. 상대의 말이나 사소한 표정에서 재빠르게 캐치해 심리를 읽는다. 연극배우 경험까지 있어 상대의 감정에 쉽게 몰입해 주파수를 맞춘다. 한 마디로 말해 눈치와 촉이 좋은 여자다. 그리고 한예슬은 이 재주를 점괘를 봐주는 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한다.
첫 방송에서 그려진 점쟁이 한예슬에게서 ‘가짜’의 냄새가 한껏 났다. 프랑스 비운의 왕비 앙트와네트와 통하는 신점으로 유명, 커피숍에서 점을 봐주지만 모두 통계, 또는 눈치로 나온 점괘다. 하지만 꽤 잘 맞히는 것은 물론 힐링까지 해주는 능력까지 갖췄다. 그리고 점을 봐주며 능청스럽게 말도 안 되는 불어를 하면서 빠르게 눈치를 보는 모습이 코믹스러웠다.
이뿐 아니라 한예슬은 좀 더 인간적인 로코 캐릭터를 선보였다. 양푼에 밥을 비벼 폭풍 먹방을 하질 않나 거울을 보고 이에 낀 고춧가루를 빼서 먹는 등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한예슬이 한 아이의 엄마로 나오는 점도 흥미진진했다. 앞서 ‘미녀의 탄생’에서 유부녀 역을 연기하기도 했지만 엄마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하는 엄마였다. 곗돈 사기를 당해 딸의 학비를 모두 날려 돈을 빌리려고 연기까지 하고는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딸밖에 모르는 모성애 가득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예슬의 모습은 신선했다.
한예슬이 그동안 소화한 로코 캐릭터와는 조금 다르게 인간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을 더한 고혜림. 극 중 최수현이 제안한 심리실험을 통해 한예슬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새로운 로코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한편 ‘마담 앙트완’은 남의 마음은 잘 알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모르는 두 남녀, 사랑의 판타지를 믿는 가짜 점쟁이 고혜림(한예슬 분)과 사랑에 무감각한 심리학자 최수현(성준 분)의 뜨겁고 달콤한 심리게임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담 앙트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