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이 ‘마담앙트완’을 하드캐리했다. 동시간대에는 ‘시그널’의 김혜수라는 만만치 않은 벽이 있지만, 그와는 다른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한예슬의 전매특허 내숭 없으면서도 상큼함을 유지하는 망가짐 연기다.
한예슬은 JTBC 새 금토드라마 ‘마담앙트완’에서 프랑스 비운의 왕비 앙트와네트와 통하는 신점(神占)으로 유명한 가짜 점쟁이 고혜림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사랑을 믿는 혜림과 달리, 사랑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심리학자 최수현과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로맨스를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번 ‘마담앙트완’ 속 한예슬의 역할이 유독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단순히 망가짐 때문이 아니다. 늘 세련되거나 화려한 역할을 맡았던 이전과는 다르게 미국으로 유학 간 어린 딸의 학비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로 변신했기 때문.
특히 지난 22일 방송된 1회에서는 딸을 사진을 보며 의지를 다지고, 큰돈이 필요해 문곤(변희봉 분)에게 거짓말을 해놓고도 딸의 전화에 “엄마가 방금 사기를 쳤다. 엄마가 이런 사람이라서 미안하다. 엄마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라며 눈물을 흘리는 등 여태껏 보여준 적 없던 모성애 연기마저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망가짐의 강도도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작 ‘환상의 커플’이나 ‘미녀의 탄생’을 통해서도 기억 상실에 걸리거나 뚱뚱한 몸매 때문에 남편에게 버림받는 아줌마로 변신하기도 했었지만, ‘마담앙트완’에서는 좀 더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능청스러움을 뽐낼 예정이다.
이 역시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거울을 보며 이에 낀 커다란 고춧가루를 빼기도 하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마스카라가 번지는 줄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리거나 마리 앙트와네트를 만화책으로 공부하며 오스칼이 실존 인물이 아니냐고 묻는 엉뚱함이 빛을 발했다. 자칫 주책없다고 느낄 수 있는 캐릭터지만, 이를 사랑스럽게 소화하는 것 역시 배우 한예슬의 능력이었다.
방영 전부터 동시간대 편성, 한예슬과 김혜수라는 두 톱여배우의 정면 대결이라는 점은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그리고 드디어 베일을 벗은 ‘마담앙트완’과 ‘시그널’은 전혀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그 중심에 서게 된 한예슬과 김혜수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주며 각자의 작품을 대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마담 앙트완'은 남의 마음은 잘 알지만 자기 마음은 모르는 두 남녀, 사랑의 판타지를 믿는 가짜 점쟁이와 사랑에 무감각한 심리학자의 뜨겁고 달콤한 심리게임을 다룬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담앙트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