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정글의 법칙'을 지켜온 김병만. 그 사이 그는 제작진 못지 않게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사람이 됐고, 그가 없는 '정글의 법칙'은 더 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됐다. 22일 방송에서는 그의 묵직한 존재감이 더없이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제작진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다른 병만족 도움없이 혼자 살아남는 모습을 통해 이 남자가 프로그램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얼마나 최적화된 '정글인'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22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에서는 '개척 생존'이라는 미션 아래 파나마섬에서 생존하는 병만족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김병만은 안세하가 가져온 접이식 카약을 타고 바다 멀리 나갔고, 파도에 휩쓸려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다시 카약을 타려 노력했지만, 계속되는 파도에 김병만에 기진맥진했다. 이를 본 제작진은 촬영을 멈추고 김병만 구조에 나섰고, 김병만은 구사일생했다.
그 와중에도 김병만은 바다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을 발견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제가 '개척 생존'이니 자신 없이 24시간을 버티는 병만족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그는 작은 섬에서 혼자 살아남는 미션을 자신에게도 부여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병만족은 집단 멘붕에 빠졌다. 병만족은 "병만족으로 이곳에 왔는데, 족장이 없다는 무슨 말이냐. 그럼 '정글의 법칙'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이 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이후 병만족은 김병만 없이 생활해나갔다. 오지호를 임시 족장 삼아 과일 채집에 나섰고, 역시 중간중간 우왕좌왕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밤낚시에서도 큰 소라 하나만 건지는 모습을 보였다. 병만족은 틈틈이 김병만을 그리워하며 그의 큰 존재감을 느껴야했다.
그 시간 김병만은 역시 혼자서도 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잠자리를 위한 작은 텐트같은 집을 만들었고, 밤낚시에서도 가재와 문어, 물고기를 잡았다. 그는 동생들을 생각하며 최소한의 양만 먹고 나머지는 남기는 훌륭한(?) 모습도 보였다.
5년 동안 전세계 정글을 다니느라 장소도 소재도 고갈됐다고 밝힌 바 있는 제작진. 하지만 이렇게 우수한 출연진이 있으니 앞으로도 걱정없을 것 같다. 제작진 마인드로 프로그램을 걱정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김병만. 다른 출연진이 밝힌 것처럼 김병만이 없는 '정글의 법칙'은 더이상 '정글의 법칙'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병만이 있는 한 앞으로의 5년도 문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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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글의 법칙' 캡처